눈과 가슴 사이/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눈과 가슴 사이/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눈이 아파 눈물이 나는 게 아니죠.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는 거죠. 신기해요 마음은 가슴에 있는 것 같은데 가슴과 눈에 직통전화가 있나 봐요. 마음이 뜨끔뜨끔 아파올 때마다 눈이 반응하는 걸 보면 말에요. 눈이 아파 눈물이 .. 안희환 자작시 2017.01.02
그의 우산/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그의 우산/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그 날 비가 내렸죠. 그만 홀로 우산을 가졌었죠. 혼자 쓰고 갈 줄 알았어요. 아니면 마음에 드는 사람 하나만 같이 쓸 줄 알았죠. 우산을 던졌어요. 이런 날은 비 맞는 게 재미라며 빗방울들을 맞아들었죠. 혼자 우산 쓸 바엔 다 같이 비.. 안희환 자작시 2017.01.02
비 오는 날/ 안희환 시인 비 오는 날/ 안희환 시인 비 오는 날 비는 그의 흔적을 지웠다. 그의 발자국만이 아니라 그의 냄새까지도. 비 오는 날 눈에서 흐르는 게 눈물인지 눈 물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시야가 뿌옜을 뿐. 비 오는 날 빗소리로 그를 기억해낸다. 그의 흔적을 지운 그 빗소리로. 비 오는 날 맑은 날을 .. 안희환 자작시 2016.12.05
광야/ 안희환 시인 광야/ 안희환 시인 가고 싶어 갔던 건 아니다. 목마름을 누가 원하랴. 배고픔을 누가 원하랴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의 열기를 피해 도망가고픈 마음이었을 뿐. 바로 그곳에서 만난 건 만나고 싶지 않아 피하던 또 다른 나 장소가 장소인지라 피할 숲을 찾지 못했다. 눈과 눈으로 마주해야 했.. 안희환 자작시 2016.12.05
거친 손/ 안희환 시인 거친 손/ 안희환 시인 울퉁불퉁 거친 땅이라도 된 듯 굳은살로 덮인 당신의 손. 튀어나올 것 같은 핏줄 속에 열정과 사랑이 흐르고 있습니다. 작은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땅을 파고 석탄을 캐고 화차에 실어 옮기는 동안 부드럽던 손이 변해버린 거죠. 그 손에 얼굴을 묻고 비비면 솜이불보.. 안희환 자작시 2016.11.28
첫눈이 내리는데/ 안희환 시인 첫눈이 내리는데/ 안희환 시인 첫눈이 내려도 가슴이 뛰지 않을 만큼 나이를 먹었나보다. 아니 세상의 찌끼를 먹었나보다. 세상은 하얘지는데 그 속에 감춰진 추악한 현실이 그대로 보일 만큼 현실적이 된 모습. 그토록 기다려지던 성탄 이브의 루돌프 사슴이 다른 별로 가버렸다. 이제 다.. 안희환 자작시 2016.11.26
당신 사는 방식/ 안희환 시인 당신 사는 방식/ 안희환 시인 그를 버려선 안 돼. 한번 버림받은 사람에게 다시 버림받는 다는 건 죽음보다 더한 어둠이야. 그 한 마디뿐이었죠. 그러곤 아무 일 없는 듯 그에게 손을 내밀었죠. 그게 당신 사는 방식. 저는 말릴 수 없죠. 당신 사는 방식으로 새로 생을 얻었으니까 이렇게 웃.. 안희환 자작시 2016.11.23
한결같은 당신/ 안희환 시인 한결같은 당신/ 안희환 시인 당신이 한결같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한번 믿었던 사람을 결코 불신하지 않죠. 배반의 상처가 새겨져 눈물을 흘릴지언정 내민 손을 거두진 않죠. 같은 눈으로 보죠. 그 눈에 마음이 녹았죠. 빙산처럼 큰 얼음덩이가 가슴을 채웠었는데 당신이 다 녹.. 안희환 자작시 2016.11.22
떠난 가을/ 안희환 시인 떠난 가을/ 안희환 시인 분명히 왔다고 나뭇가지에 흔적만 남겨놓고 부리나케 달아났다. 붉게 물든 나뭇가지에 속고 있는 사이 가버린 줄도 몰랐다. 다시 한 해 지나 기다리면 오긴 오겠지만 그때도 얼른 달아나겠지. 안희환 자작시 2016.11.22
혼자 남겨질 줄 알았는데/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혼자 남겨질 줄 알았는데/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혼자 남겨질 줄 알았어요. 또 겪지 싶지 않은 악몽이 다시 시작되는 줄 알았죠. 낙엽처럼 떨어지려던 마음이었는데 당신은 떠나지 않았죠. 조용히 옆에 있어 주었죠. 떠날 때는 손을 내밀고 함께 가자고 해주었죠. 혼자.. 안희환 자작시 2016.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