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안희환 시인
가고 싶어 갔던 건 아니다.
목마름을 누가 원하랴.
배고픔을 누가 원하랴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의 열기를 피해
도망가고픈 마음이었을 뿐.
바로 그곳에서 만난 건
만나고 싶지 않아 피하던
또 다른 나
장소가 장소인지라
피할 숲을 찾지 못했다.
눈과 눈으로 마주해야 했다.
가고 싶어 갔던 건 아니다.
살다보니 도달한 것 뿐.
그곳에서 만난 나와
화해할 줄을 몰랐다.
나를 보고 웃는 또 다른 난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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