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이 지난 사랑 / 안희환 8년이 지난 사랑 / 안희환 풀어진 머리카락 한 올마다 향긋한 내음 한 모금 머금고 바람따라 휘날리는 흐름에 마음은 취한 듯 흐물거린다. 어느덧 지나가버린 8년의 세월 그댄 아직도 나긋한 처녀의 자태를 뽐내고 있음을 아나 늘어간 것은 다만 숫자일 뿐 아직도 그댈 보면 떨리는 맘 이젠 진정할 때도 .. 안희환 자작시 2006.02.01
섬세함이 구속처럼 여겨진다면 / 안희환 섬세함이 구속처럼 여겨진다면 / 안희환 네 라고 짧게 끊어 대답했지 그 지나��는 찰라의 순간에 그대의 억양 속에서 난 기뻐하거나 슬퍼했지 이상하다고 해도 좋아 그러나 알 수 있었는데 아닌 척 하면 거짓이지 따듯한 혹은 차가움의 느낌 늘 민감하게 재곤하는 섬세함이 구속처럼 느껴졌나 내가 .. 안희환 자작시 2006.01.31
무장해제시키는 사람/ 안희환 무장해제시키는 사람/ 안희환 자기 자신이 기뻐하는 것보다 다른 이가 기뻐하는 것을 볼 때 더 행복해 하던 그대를 보면 이기심의 자아를 버리게 된다. 아이가 찔릴까 두려워 집은 유리조각에 다친 그대 손가락 남아 있는 피의 흔적이란 건 그대에게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그걸 보는 눈에 맺힌 눈물 그.. 안희환 자작시 2006.01.30
돌을 버리게나 / 안희환 돌을 버리게나 / 안희환 누군가는 밟고 지나가야 했다 다만 그가 그 사람이 된 것이지 돌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드나 나는 네게서 돌을 뺏고 싶다 때론 불가항력을 느끼게 되지 넌 그런 일을 경험한 적이 없나 자신있게 던진 돌의 무게 만큼 네 가슴을 짓누를 날도 있다고 장담하는 사람에게서 보이는 .. 안희환 자작시 2006.01.27
마른 나무 아래의 샘 / 안희환 마른 나무 아래의 샘 / 안희환 마른 나무 아래에서 샘이 터졌다 솟은 물이 이룬 강이 숲을 만든다 어디서부턴가 몰려온 물고기들이 놀고 있다 마른 나무는 아직도 물기를 머금지 못한다 그래도 끝없이 쏟아내는 마른 나무 아래 샘의 물줄기는 이룬 강 아래쪽에 거대한 호수를 만든다 보지도 못한 식물.. 안희환 자작시 2006.01.25
주님 길이 좁습니다 / 안희환 주님 길이 좁습니다 / 안희환 주님 길이 좁습니다. 나란히 가고픈 친구가 있는데 길이 좁아 함께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일 속삭이고픈 연인이 있는데 길이 좁아 떨어져가야만 합니다. 주님 길이 너무 험합니다. 넘어져 깨진 무릎에서 흐른 피 덩어리진 채 붙어있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힘겹게 오를 때면.. 안희환 자작시 2006.01.24
물이 차 감에 따라/ 안희환 물이 차 감에 따라/ 안희환 물이 발목에 찼을 때 나는 거침없이 걸어다녔다 마음껏 물을 걷어차도 작은 저항 외엔 느낄 수 없었다. 물이 종아리에 찼을 때 속도가 조금 떨어졌을 뿐 다니는 것에 문제가 없었다 조금 늦어진들 대수일까 물이 허벅지에 찼을 때 물의 흐름이 버거워졌다 가고자 하는 곳에 .. 안희환 자작시 2006.01.23
정말로 잃어버린 것은 / 안희환 정말로 잃어버린 것은 / 안희환 떨어진 구슬을 찾지 않았다 굴러다니던 구슬은 어디론가 사라진 채 볼 수가 없는데 없어진 줄도 모르고 있었다 예전엔 구슬을 찾기까지 온 거리를 헤매고 다���는데 찾은 구슬 하나에 기뻐하며 친구들과 파티를 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내게 구슬은 돌멩이처럼 여겨.. 안희환 자작시 2006.01.21
이미 늦어버린 걸까 /안회환 이미 늦어버린 걸까 /안회환 뿌리가 마르기 전 물을 주지 못한 과거 가지가 말라 들어갈 때조차 무심한 그림자 드리우고 떨어져버린 잎사귀를 밟았다 일부러 밟은 것은 아니라고 길을 걷다보니 어쩌다 발밑에 너의 잎사귀 마른 채 부서졌노라고 말을 해보지만 굽어진 나무 등걸 한 줌의 수분도 없어 단.. 안희환 자작시 2006.01.21
아름다운 꽃과 착한 꽃 / 안희환 아름다운 꽃과 착한 꽃 / 안희환 아름다우나 착하지 않은 한 송이 꽃보다는 아름답지 않으나 착한 한 송이 꽃을 원하는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 꽃이 아니었다면 아름답지 않아도 되련만 꽃이기에 아름답지 않으면 착함도 부질없는 것으로 그렇게 매도되는 것이다. 아름답고 착한 꽃 누군들 원치 않.. 안희환 자작시 200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