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말야 너무 외로우면/ 안희환 사람이 말야 너무 외로우면/ 안희환 사람이 말이야 너무 외로우면 기억력이 나빠지나봐 글쎄 어제는 길을 나섰다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잊었어 가고 싶은 곳이 없으니 그런가봐 사람이 말이야 너무 외로우면 머리가 멍해지나봐 글쎄 안경을 끼고도 안경을 찾고 열쇠를 허리에 찬 채 열쇠를 찾고 수건.. 안희환 자작시 2006.01.19
자네 이제 그만 안녕/ 안희환 자네 이제 그만 안녕/ 안희환 지겹지도 않은감? 어제 보고 오늘 보고 내일 보고 어제 쫓고 오늘 쫓고 내일 쫓고 뒤에 숨겨놓은 곶감이라도 있는감 나도 모르는 곶감 말이야 시간은 엿가락처럼 늘어나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길어졌남? 차라리 낮잠이나 자 두시게 날 그냥 내버려두고 말일세 인내력 테스트.. 안희환 자작시 2006.01.11
언어는 신이다/ 안희환 언어는 신이다/ 안희환 언어에 금이 가면 깨진 낱말의 틈 사이로 차원의 문이 열리고 문장은 그 세계를 둘러싼 우주가 된다 유니콘도 별 것 아니다 캔타로우스들과 네피림들, 자이언트들이 수백 수천으로 모여 강강수월래를 한다. 언어는 신이���다 창조는 언어의 취미이며 뒤엉킨 혼돈 속에서 세.. 안희환 자작시 2006.01.10
독선에 대한 단상/ 안희환 독선에 대한 단상/ 안희환 착하다는 것이 옳고 그름을 분변치 못함도 분변함도 아닌 것을 착함을 무지로 규정하고 착하지 않게 살겠다하네. 대화라는 것이 네가 옳고 내가 틀린 것만도 내가 옳고 네가 틀린 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모른 채 나는 옳으니 너를 바꾸라하네. 산다는 것이 수학공식처럼 더하.. 안희환 자작시 2006.01.09
고슴도치 인생 / 안희환 고슴도치 인생 / 안희환 홀로 외로워 함께 있기로 했지 살을 부비며 긴 밤을 지내자고 열린 창 사이로 난 하늘 길 달리는 별들의 마차를 세어보자고 그렇게 꿈꾸었던 아름다운 날들 그 이상의 행복은 없다했는데 지금은 아파하고 있다 붙어있음으로 인해 생긴 상처들로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생긴 자.. 안희환 자작시 2006.01.07
22편의 14행시/ 안희환 22편의 14행시/ 안희환 언어를 가지고 노는(?) 일은 참 재미가 있다. 그 재미 속에는 뼈저린 글쓰기가 포함되지만...어릴적부터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이라 외부의 활동보다는 글을 쓰며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 그 버릇은 지금도 여전한 것 같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따지지 않고 그저 쓰는 것 자체가 참 좋.. 안희환 자작시 2005.11.09
첫 번째 걸음에서 다섯 번째 걸음까지 / 안희환 첫 번째 걸음에서 다섯 번째 걸음까지 / 안희환 첫 번째 걸음에 환호성 두 번째 걸음에 진지함 세 번째 걸음에 힘겨움 네 번째 걸음에 후회 한 걸음에 갈 수 없었던 꿈 비오듯 쏟아지는 땀 속엔 섞여있는 핏방울 안에 담겨있는 눈물 오르다 찔린 날카로운 가시의 자욱 넘어져 깨진 예리한 돌멩이의 흔적.. 안희환 자작시 2005.11.08
나무 십자가 아래에서 / 안희환 나무 십자가 아래에서 / 안희환 긴 가로대 보다 더 긴 세로대 위에 버둥대는 벌거벗은 형상 이마에 흐른 피 눈을 쓰라리게 만들면 찌뿌리는 얼굴 그렇게 매달려 있었지 때리는 대로 맞고 찌르는 대로 찔리고 목 사이에 묻은 가래침을 닦지도 않은 채 바라보는 사람들 에게서 들리는 조롱들을 그저 가슴.. 안희환 자작시 2005.11.06
그림자의 위력/ 안희환 그림자의 위력/ 안희환 불쑥 찾아오는 그림자 해가 기울기도 전에 스스로 길어져 마을 끝 우물까지 덮으면 차오르는 샘 길 사이에 물길을 내고 그 물길 따라 돋아나는 작은 싹 시간을 먹기도 전에 쑥쑥 커지더니 닿아버린 구름 가지 못하게 붙잡고는 움직이게 하려는 바람을 밀어버리고 마음에서 시작.. 안희환 자작시 2005.10.30
의미가 실리면 / 안희환 의미가 실리면 / 안희환 그저 스쳐가는 바람 한번 가면 오지 않을지라도 그대 향기 실은 내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만들고 솟구쳐 올라 구름을 가르면 쪼이는 빛 여기는 환하다 가로지르는 전율은 몸을 두르고 한번도 떠올려보지 못한 행복을 소유한 어색한 모습에 곁에선 풀이 노래한다 꽃이 함박 웃.. 안희환 자작시 200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