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맘님께 선물 하나 드립니다/ 안희환 [희주맘]으로 지은 삼행시 / 안희환 희망은 꺼지지 않는 등불 같은 거지 주님을 사랑하는 이의 안에 타오르는. 맘을 가둘 수 있는 이가 어디 있을까 희미하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 주바라기의 눈엔 모든 게 뚜렷하니. 맘먹고 미래를 향해 달려갈 뿐이야. 희한한 건 넘어져도 일어선다는 것 주님과 함.. 안희환 자작시 2006.04.15
그대에겐 빛이 되고 싶었는데 / 안희환 그대에겐 빛이 되고 싶었는데 / 안희환 찬란한 태양처럼은 아니어도 아리따운 달처럼은 아니어도 초롱초롱한 별처럼은 아니어도 그대에겐 빛이 되고 싶었는데 한 마리의 반딧불이 되어 좁은 망 속에 갇힌다 해도 잡힌 수많은 반딧불 중 하나로 가치없는 작은 빛이라 해도 그대에겐 빛이 되고 싶었는데.. 안희환 자작시 2006.02.21
카멜레온의 항변 / 안희환 카멜레온의 항변 / 안희환 변덕이라 날 욕하겠지만 내겐 변덕이 아니었습니다 모진 목숨 살기 위한 수단 그렇게 주변에 나를 녹여 사나운 짐승을 피했을 뿐 나의 색을 잃어버린 날들 즐기기 위한 눈속임이라 미리 단정지은 말 한 마디 다 아는 듯 말하고 있지만 상대의 서러움을 모르지요 매달린 다리.. 안희환 자작시 2006.02.20
축복과 형벌, 그리고 불행 / 안희환 축복과 형벌, 그리고 불행 / 안희환 한 사람에게는 상대가 축복 상대에게는 그 사람이 형벌 상대를 축복이라 여긴 사람이 상대에게 자신은 축복이 아닌 형벌뿐이었음을 알았을 때 그는 축복을 안고서도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된다. 큰 축복이라 여기면 여길수록 더욱 큰 슬픔이 밀려들어 사그라든 꽃잎처.. 안희환 자작시 2006.02.19
소녀의 바뀐 소망/ 안희환 소녀의 바뀐 소망/ 안희환 (신소영으로 지은 삼행시) 신나게 놀고 싶은 밝은 나이 소망은 즐거운 인생이었었는데 영원을 꿈꾸는 사람이 되었다 신기루 쫓기엔 아까운 인생 소원한다, 부끄럽지 않는 삶을 영원히 빛바래지 않을 나날을 ______ 소영이는 20살의 귀여운 여대생이다 ______ 사진은 부시민님의 .. 안희환 자작시 2006.02.16
슬픈 노래가 터져나올 때 / 안희환 슬픈 노래가 터져나올 때 / 안희환 즐거운 노래만 부르려 했는데 슬픈 가락이 입가에 맴돌아 나와 수양버들의 어깨가 처져버렸다 처음부터 휜 가지였다는 건 거짓 노래 따라 어깨가 굽은 것이다. 하늘이 맑다는 것도 바람이 서늘하고 상쾌하다는 것도 활기찬 벗들이 모였다는 것도 하는 일이 잘 풀린다.. 안희환 자작시 2006.02.15
문을 걸어 잠근 어둠 / 안희환 문을 걸어 잠근 어둠 / 안희환 빛은 이미 왔는데 어둠을 고집했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인해 깜깜함을 가까이 했고 빛은 외톨이가 되었다. 빛이 오면 자연히 깜깜함이 물러난다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문을 걸어 잠근 공간에 들어갈 수조차 없는 빛은 그저 문밖을 서성일 뿐 빛은 이제 가려는데 어둠은 .. 안희환 자작시 2006.02.09
새끼줄 / 안희환 새끼줄 / 안희환 비비 꼬아 아프게 할 때 흩어지는 부스러기 먼지가 함께 일어나면 바스락거리는 신음소리로 거친 항의를 한다 그렇게 겪는 통증이란 게 유독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너나 없이 모두가 겪는 과정임을 알면서도 옆을 바라볼 여유가 없지 하나가 되어 굵어지고 튼튼한 덩어리가 되었을 때 .. 안희환 자작시 2006.02.07
사는 게 그런 거지 뭐 / 안희환 사는 게 그런 거지 뭐 / 안희환 저리도 높은 산 봉우리 그만큼 깊은 골짜기 눈부시게 밝은 만큼 짙어지는 그림자를 보지 다 좋을 순 없는 게야 높을수록 추락은 두려운 법이고 그렇다고 밑바닥에 웅크리며 살 수는 없고 꼬인 실타래처럼 풀기 어려운 인생살이 나 또한 너 또한 다 그렇게 살아가지 사는 .. 안희환 자작시 2006.02.06
익숙했으나 이젠 익숙하지 않은/ 안희환 익숙했으나 이젠 익숙하지 않은/ 안희환 늘 혼자였지 넓은 들판 한 복판에서도 강 따른 긴 여행에서도 주먹밥을 입안에 움켜 넣을 때도 곁엔 숨소리가 들리지 않았지 처음 만났을 때 혼자만의 삶에 익숙하였기에 노골적으로 표현한 귀찮음 그댄 많이 힘들어했었지 그래도 다가와 말을 걸었지 하나보다.. 안희환 자작시 200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