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늦어버린 걸까 /안회환
뿌리가 마르기 전
물을 주지 못한 과거
가지가 말라 들어갈 때조차
무심한 그림자 드리우고
떨어져버린 잎사귀를 밟았다
일부러 밟은 것은 아니라고
길을 걷다보니 어쩌다
발밑에 너의 잎사귀
마른 채 부서졌노라고
말을 해보지만
굽어진 나무 등걸
한 줌의 수분도 없어
단단해진 나무 껍질 사이로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다
애증의 말 한 마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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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용복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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