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이미 늦어버린 걸까 /안회환

안희환2 2006. 1. 21. 12:19

이미 늦어버린 걸까 /안회환 

이영복4.jpg

 


뿌리가 마르기 전

물을 주지 못한 과거

가지가 말라 들어갈 때조차

무심한 그림자 드리우고

떨어져버린 잎사귀를 밟았다


일부러 밟은 것은 아니라고

길을 걷다보니 어쩌다

발밑에 너의 잎사귀

마른 채 부서졌노라고

말을 해보지만


굽어진 나무 등걸

한 줌의 수분도 없어

단단해진 나무 껍질 사이로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다

애증의 말 한 마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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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용복님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