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할머니/ 안희환(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야윈 몸 굽은 등으로
온 거리를 헤맨다.
누군가 먼저 집어갈까 봐
잠은 자는 둥 마는 둥
껌뻑거리는 가로등 따라
이 골목 저 골목 뒤진다.
쓰다 버린 유모차 위
수북하게 놓인 폐지들.
태산이라도 되는 듯
무거워 무거워
끙끙 거리며 밀고 간다.
동네를 다 돌 때 쯤
할머니 하나 나타나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단 말 떠올리고
살짝 미소를 짓는다.
그날의 유일한 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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