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바이오 대표이사와의 대화 / 안희환
(종근당 바이오 대표이사/ 오른쪽)
제약에 대해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신약에 대한 관심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지금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병에 대한 신약이 개발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망의 빛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많이 아파보았기 때문에 아픈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약에 대해 관심을 가진 또 하나의 이유는 신약의 경제적인 측면 때문이었습니다. 전에 치료할 수 없었던 질병에 대해 효과를 가지는 신약을 개발해내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는데다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큰 이익을 얻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것처럼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탁월한 인력을 배치하여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생각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실망도 하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라는 것이 상당히 피상적일 수 있겠구나 하는 가르침도 받았습니다.
사실 그런 가르침은 혼자 터득한 것이 아니고 지난 달 종근당 바이오의 대표이사인 김영은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얻은 것입니다. 김영은님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신약개발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서 언급을 하였습니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입니다. 인구가 5000만 가량인 우리나라의 경우 신약이 개발되어도 그 수익에 있어서는 한계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의 경우 신약개발이 천문학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만 우리나라는 그게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체 수요를 위해서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마케팅에 관련된 것입니다. 약이 아무리 좋아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수익과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나라만이 아닌 다른 여러 나라를 노려야 하는데 국제시장에서 강력하게 홍보를 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라의 대외적인 영향력과도 직결된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상당부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마케팅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공감을 많이 하였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작은 시장만 보아도 텔레비전을 통해 광고되지 않으면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습니다. 일일이 사용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닌 이상 홍보를 통해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도 하는 것입니다.
약도 제약시장에서는 일종의 제품이고 제품에 대한 홍보가 제품의 질 이상으로 제품의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 국제시장에서 많은 판매를 이루기 위해서는 마케팅 작업이 절실한 것입니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취해서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치느냐 하는 것인데 그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의 삼정 제품들이 국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듯이 우리나라의 제약들도 그렇게 인지도를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신약을 개발하였을 경우 더 빨리 그리고 더 크게 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그 부분에 집중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황우석 박사같이 세계적인 인물이 많이 나오는 것도 인지도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되리란 생각도 해봅니다.
신약개발은 참 중요한 것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마케팅이라고 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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