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기억해야 할 것 / 안희환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 구석기 시대에나 통할 옛말이 되었다. 스승의 그림자는커녕 실체 앞에서도 할 말 못할 말 다하는 요즘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보면 교육의 위상 이라고 하는 것이 밑바닥까지 추락했음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아이들이 자신들의 선생에 대해 존경스런 마음을 보이는 예가 거의 없다는 것을 보면서 암담함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라고 하는 단체가 교사들의 위상을 더 깍아내리고 있는 듯이 보인다. 참교육을 말하지만 투쟁으로 점철된 교사들의 행동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 진정한 인성교육보다는 이념교육을 앞세우는 모습 역시 외면당한 요인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받았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포기하기로 했다.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결정이 스스로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여론에 밀린 듯한 분위기가 크다. 사실 연가를 놓고 투쟁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교사는 이미 방학 기간 동안 다른 어느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휴가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많은 휴가를 요구하다니.
스스로를 노동자로 규정하면서 정작 더 많은 노동으로 힘겨워하면서도 돈은 적게 받는 수많은 노동자를 염두에 두지도 않은 채 자신들의 이익만 극대화시키려는 태도로 투쟁을 벌인다면 어느 누가 지지하겠는가?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교사가 아니라 교사들 스스로를 위해 아이들을 볼모로 잡은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유독 나만의 생각일까?
우리나라는 지금 투쟁만능주의 사상이 만연해 있다. 어떤 이익이 결부되면 단체를 결성하고 그 힘을 빌어 데모를 벌인다.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많은 사람들은 관심 밖이다. 또한 자신들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성토를 한다. 어떤 경우엔 가소롭게도 역사의식이 없다느니 철학의 빈곤이라느니 하면서 마치 자신들만 수준이 있는 듯이 말하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교사들은 세 가지 측면을 생각해야 한다.
1.
첫째로 학생들이다.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기꺼이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물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 사람의 인성을 보살피고 그들을 미래의 기둥으로 키우는 교사라면 자신과 더불어 학생들도 늘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는가?
2.
둘째로 학부모들이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을 맡긴 당사자들이다. 교사를 믿고 자신의 소중한 아이들을 교사들에게 위탁한 것이다. 그런데 교사가 학부모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은 채 그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을 심어주기에 급급하다면 그런 교사들은 자연스럽게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3.
셋째로 교육당국이다. 교사는 분명 나라에 속한 공무원이고 상위기관인 교육부의 통제 아래 있다. 따라서 교육부의 지시에 따르고 순종하는 것이 당연하다. 더구나 그 지시사항이 불법을 저지르라고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교육부를 대상으로 데모를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들이 교사를 대상으로 데모를 일삼는다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인터넷을 살펴보았다. 정치적인 색채가 분명한 사이트는 놔두고 일반 커뮤니티를 살펴보았는데 그것이 공평한 잣대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래는 일단 오늘 검색해본 내용들인데 여기에 올려놓는다. 한 두 사람을 빼고는 전교조의 연가 투쟁이나 전교조의 일반적인 모습에 대해 부전적인 견해들이 압도적이다. 여론의 대세가 이런 분위기라고 말한다면 또 트집을 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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