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자에게 영주권 주자고 난리다. 왜?/ 안희환목사(예수비전성결교회,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네이버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법체류자들에 대해 얼마나 감정들이 좋지 않은지를 쉽게 발견하게 됩니다. 상위 30여개의 댓글을 주로 읽습니다만 좋은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본 기억의 전혀 없습니다. 이번에 코로나19 전염병이 돌 때도 이런 악감정들이 고스란히 표출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니라면 혜택을 주지 말라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와 전혀 다른 흐름의 댓글들이 달린 기사를 보았습니다. [불길 뚫고 10명 구하다 불법체류 들통난 ‘알리’의 딱한 사연]이라는 기사입니다. 기사 내용을 거의 그대로 요약 정리합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알리(28세)는 3월 23일 밤 11시22분께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에 있는 자신의 원룸에 들어서다 매캐한 냄새를 맡았습니다. 불이 난 것을 직감한 그는 즉시 2층과 3층 복도 창문을 열어 시커먼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하고 서툰 한국어로 ‘불이야’를 외치며 이웃 주민들을 대피시켰습니다.
그는 2층에 있던 50대 여성이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자 도시가스관과 옥상에서 늘어진 텔레비전 유선줄 등을 잡고 불길이 치솟은 방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리는 목과 등, 손 등에 2~3도의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렇게 고생고생하며 사람들을 구해낸 그는 경찰과 소방관에 현장에 노착하자 황급히 현장을 떠났습니다. 불법체류자였기 때문입니다.
알리의 선행을 알게 된 이웃 사람들은 집이 불에 타 머물 곳도 없던 그를 찾아 속초의 한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상처가 깊어 서울의 한 화상 전문병원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병원에서 불법체류자란 사실이 드러납니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이웃 사람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알리씨의 병원비를 부담했습니다. 의료보험도 없는 그를 위해 이웃들이 부담한 치료비만 700만원에 이릅니다.
이웃 사람들이 행한 것은 그게 다가 아닙니다. 알리를 위해 의사상자 지정을 추진한 것입니다. 의사상자는 직무 외의 행위로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가 죽거나 다친 사람을 말합니다. 알리가 의상자로 인정되면 법률이 정한 보상금과 의료급여 등의 최소한 예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옆집에 사는 장선옥 손양초교 교감 선생님이 알리에게 물었답니다. “치료를 받던 알리에게 ‘신분이 들통 날 텐데 왜 불 속으로 뛰어들었어? 왜 구했어?” 알 리가 대답했습니다. “사람은 살려야 하잖아요.” 알리는 공사현장에서 번 돈으로 고국에 있는 부모님과 아내, 두 아이를 책임져왔는데 불법체류자임이 들통나면 그 모든 것이 어려워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살리기위해 나섰던 것입니다.
교감 선생님의 인터뷰 내용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그 말을 듣고 무너져 내렸다.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알리는 아직도 현장에서 숨진 아주머니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잠을 설치고 있다. 아무리 불법체류자라고 해도 열 명 이상의 한국인을 구하다 다친 알리를 아무런 보상 없이 내쫓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조처이다.”
네이버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기존의 불법체류자에 대한 댓글들과 180도 달랐습니다. 아래에 순위대로 인용합니다.
1) bowo****/ 저 정도는 좀 봐줘야겠다...
2) mode****/ 야 영주권 줘라.. 프랑스에서도 불체자가 난간에 메달린 어린아이 구해줘서 대통령이 영주권 주고 소방서 취직 시켜줬잖아
3) jon0****/ 불법상쇄해주시고 명예 시민상 주시오. 아주 훌륭한 청년이네요
4) ahen****/ 귀한 생명 10명을 구한 사람. 불법을 합법으로 더 나아가 명예시민 자격도 아깝지 안겠네요. 말로만 인명중시 하지 말고 10분의 생명을 구한분 합법신분에 포상 해야 맞지 않을까요?
5) eheo****/ 불법체류자 추방하는게 맞는데 이 정도 일 했으면 어떻게 안되나..
6) sari****/ 화상을 입은 채로 도망가야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땠을까?
7) kgh5****/ 세상에나 20대청년이 고국에 처자식이있는 가장인데 타국인들을위해서 화상을 입어가며 목숨을 구하셨다니 감동입니다 !!! 의로운 청년을 강제 추방하는 매몰찬 나라가 되지 맙시다!!
8) pado****/ 영주권추천합니다 국가에서 꼭해주세요 주민들도 대단합니다 넉넉한 사정들이 아닐듯한데 치료비까지 ㅜㅜ
9) ktop****/ 영주권줘라. 한국인과 다를바 뭐있나? 대한민국에는 개만도 못한 인간이 많기 때문에 차라리 불법체류자라도인간다운 사람이 더 낫다.
10) acts****/ 이런 경우는 아무리 불법체류자라도 추방해서는 안됩니다. 상응하는 대가를 주던가 아니면 정당하게 체류할 수 있는 권리를 주어야 합니다.
11) ared****/ 불법체류...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까...법은 법이기 때문에 법대로 하고, 대신 사람 목숨 구한것은 반드시 보상해라. 무려 10명이나 구했는데, 보상이 없으면 말이 안된다. 본인 처지도 있어 망설였을텐데, 그보다 사람목숨이 더 귀하다고 생각한 의로운 사람이다. 그리고, 10명분들, 생명의 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서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름답게 마무리가 잘 되길~
12) nis3****/ 신분이 들통날 텐데 왜 불 속으로 뛰어들었어? 왜 구했어?”라고 물었더니 ‘사람은 살려야 하잖아요’라는 답변을 들었다.. 진찌눈물이난다... 불법체류자신분으로 하루하루 숨죽이며지냈을텐데 물론불법체류자는 추방이마땅하다! 하지만 본인신분이들통날걸알면서도 한국국민의 생명을 10명 가까이 지켜주었으면 우리도 그를 지켜줘야하지 않을까?라는 바램이생기네요
13) pds2****/ 대한민국 국민을 10명 구출한 알리를 의인으로 추천하고 영주권 주는것이 마땅하다 동참합니다
14) kohy****/ 이런 분은 영주권 주고 보상도 해 드리는게 맞다고 봅니다. 법앞에 만민이 평등하다는 의미는 기계적으로 똑같이 대우하라는 의미가 아닐 것 입니다. 대한민국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목숨을 걸고 지키는데 기여한 사람에게는 그에 합당한 대우가 필요합니다. 법무부의 선처를 바랍니다.
15) skv7****/ 정부에서 당연히 영주권을 수여 해야 마땅하다. 완벽한 치료비까지 .직장 알선 포함해서 양양군에서 수고해주세요.
16) ilje****/ 불법체류자라 도망 갈 수도 있었지만 사람을 구했다. 체류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17) ck15****/ 잘해결됐다는 후속기사 원해요.
18) unna****/ 불법체류자이니 원칙대로 추방은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자국민 10여명을 구조한 이방인을 추방해버린다면 세계인의 비웃음을 살 것이다. 일단 의사상자 지정은 당연하다. 국가가 무료 치료후 일단 본국으로 보내라. 그리고 다시 합법적으로 초청해라. 항공편도 마련해주고 포상금도 지급해라. 질좋은 직장도 알선해줘야 한다. 본인이 원한다면 가족과 함께 귀화도 허용해라.
19) 0175****/ 치료도 국가에서 해주고 영주권도 주세요..헬조선하고 외국으로 이민갔다가 코로나땜시 무료치료 받을려고 다시 오는넘들보단 훨씬 낳잖아요
20) chan****/ 선처 해야지. 10명이나 구한 영웅인데 추방은 아니지 않나 싶소.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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