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르게 투표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사명/ 신앙계2020년 4월호/ 안희환(예수비전성결교회, 크리스천연합뉴스발행인)
덴마크는 여름 3개월 동안에는 해를 볼 수 없지만 나머지 9개월은 안개나 구름이 끼어있어서 해를 보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지하자원도 없고 농사를 짓기에 좋지 않은 황무지의 땅을 가진 나라입니다. 그게 다가 아닙니다. 1864년 프로이센(독일)과 전쟁을 하게 되는데 그 전쟁에서 덴마크가 패배하였습니다. 그때 지금의 독일 북부에 있는 슬레스벅 홀스타인이라는 아주 기름진 지역을 빼앗기게 되었습니다. 나라 전체에 황폐한 땅이 많은데 그나마 조금 있는 비옥한 땅을 빼앗기고 만 것입니다.
이런저런 비극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덴마크의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국립은행이 파산했고 국민들의 원성은 높아만 갔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의 삶도 망가져 갔습니다. 소망을 잃은 사람들이 술과 도박 등에 빠져들었고 그에 따라 나라는 점점 더 기울어갔습니다. 이렇게 무너져가던 나라를 일으켜 세운 지도자가 니콜라이 그룬트비 목사님입니다.
그룬트비 목사님은 덴마크 국민의 의식을 일깨우는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실망에 빠져 있는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의 개척해나가도록 독려한 것입니다. 국민들이 부정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가도 발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바뀌고 도전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무언가 일을 해낼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룬트비 목사님은 또한 덴마크가 경제적으로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 삶이 피폐하면 용기를 잃고 주저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덴마크의 땅은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좋은 땅은 독일에 빼앗겼습니다. 그런 와중에 덴마크에 맞는 산업은 낙농업이라고 판단하였고 낙농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오늘날 덴마크가 세계 최고의 낙농업국가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룬트비 목사님은 교육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국민의식 구조가 개혁돼야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그는 덴마크 역사상 최초의 성인기숙교육학교 설립을 주장했는데 그것이 국민고등학교입니다. 국민고등학교는 덴마크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국민들의 의식을 크게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그룬트비 목사님의 사상 중심에는 신앙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나라를 잘 살게 하는 것에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나라로 세워나가는 것이 주 관심사였습니다. 그런 그의 사상은 3애 정신에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자.” “이웃을 사랑하자.” “땅을 사랑하자.” 3애의 첫 번째에 하나님을 사랑하자는 것이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룬트비 목사님은 현실 정치에도 뛰어듭니다. 1848년 의회정치 도입을 요구하는 운동에 뛰어들어 자신이 직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입니다. 그는 코펜하겐 제11구에서 56표 차이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다시 보궐선거가 실시되면서 무투표로 당선되었습니다.
국회의원이 된 그룬트비 목사님은 국민을 일깨우는 운동을 하던 것에 추가하여 정치인으로서 구체적인 일들을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는 국방의 의무를 주장하였고 또한 신앙·언론·출판·집회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더 나아가서 국회에서 “덴마크 국민은 누구나 덴마크 안에서 토지를 소유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신념을 역설해 덴마크 특유의 소농제도를 확립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정치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권모술수에만 능한 사람으로 몰락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있는 문학적인 감수성을 잘 활용하여 다음 세대를 섬기는 일을 해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룬트비 목사님이 ‘북구의 신화’와 ‘세계사편람’은 청소년들에게 이야기와 노래를 통해서 북유럽의 역사와 언어와 성서를 가르치는 교재로 사용되었습니다.
그게 다가 아닙니다. 그룬트비 목사님이 지은 시들은 찬송가의 가사로 사용돼 당시 ‘덴마크 교회용 찬송가’ 60% 이상이 그의 작품이었습니다. 그 찬송가들 중 많은 작품이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영국어로 번역돼 널리 알려지기도 했고요. 유력한 정치인이 되었다고 해서 자신의 신앙을 감추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력하게 자신의 신앙을 드러낸 것입니다.
감동적인 삶의 흔적을 보여주는 그룬트비 목사님을 생각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멋진 지도자가 일어나면 좋겠다는 열망이 생깁니다. 분명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하나님을 섬기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나고 그에 맞는 당당한 소신을 드러내는 정치인들을 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기독교인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슬람 금융인 샤리아 금융을 끌어들이려던 정치인도 있었습니다. 분명히 교회를 다니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동성애 법안을 막아내야 하는데 아무런 입장 표현도 하지 못한 채 당의 정책에만 끌려 다니는 정치인들도 있었습니다. 분명히 교회 직분자라고 알고 있는데 낙태죄 폐지나 간통죄 폐지같은 비성경적인 결정들이 나올 때 오히려 그쪽에 힘을 실어주는 정치인들도 있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인 그리스도인들도 투표를 해야 하는데 **교회 장로 혹은 집사라는 이유로 표를 주지 말 것을 요청합니다. 교회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표를 얻어내기 위한 표밭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을 수없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정치인으로서의 한 사람이 어떤 말과 태도, 행동을 보여 왔는지, 또한 어떤 공약을 내세웠으며 그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 면밀하게 점검을 해본 후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기도하는 가운데 올바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 나라가 살 수도 있고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룬트비 목사님 같은 지도자 덕분에 살아난 덴마크 같은 나라도 있는 반면에 지도자가 잘못 들어서서 망해버린 나라들도 많지 않은지요?
그러면 어떻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할까요?
1) 첫째로 지역 갈등을 조장하거나 국민들의 분열을 부추기는 사람이 아닌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사람에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합니다. 그 동안 이간질과 분열 책동으로 선거판을 뒤집어놓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더 이상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정치인은 특정 부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2) 둘째로 어떤 사상과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은 그 동안 그 사람이 했던 말과 행동들을 훑어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동성애 법안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에게 투표해선 안 됩니다. 혹은 이슬람에 나라의 문을 활짝 열어주려고 하는 사람에게 표를 주어서도 안 됩니다. 그 외에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나는 사상과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 그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할 것입니다.
3) 셋째로 도덕적인 면에서 결함이 적고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위장 전입을 하고, 뇌물을 받아먹으며, 부정한 세력과 결탁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나라의 지도자가 되어선 안 됩니다. 그런 사람은 힘이 생기면 생길수록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뱃속을 채우기 위해 일할 것이 뻔합니다.
4) 넷째로 기정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내걸었던 공약을 얼마나 지켰는지 혹은 지키려고 발버둥을 쳤는지 확인해보고 표를 주어야 합니다. 표를 얻어내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내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건 공약을 지켜내는 것은 만만치 않습니다. 자신이 내건 공약을 지키려는 의지도 열정도 없는 정치인이라면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퇴출된다는 것이 명확해질 때 함부로 공약을 내걸지도 않을 것이고 내걸었다면 이루기 위해 전력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5) 다섯째로 당과 정치 이념에 묶여서 표를 행사하지 말고 각각의 인물을 보고 투표를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역이나 이념 특성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고 그것이 나라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무조건 투표한다는 인식이 있으니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우습게 여기는 것입니다. 아무리 지지하던 당이고 정치 이념이 같았다고 해도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면 기꺼이 철퇴를 가할 수 있어야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더 존중하고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6) 여섯째로 파퓰리즘으로 국민들을 미혹하는 정치인들에게 표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잘 살던 베네수엘라가 왜 저렇게 무너져버렸는지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쿠바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국민들 한 달 월급이 1만원에서 3만원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무상 급식, 무상 의료, 무상 교육, 무상 주택 등에 열광하던 국민들은 이제 너무 힘든 상황에 직면하였습니다. 공짜에 너무 맛을 들인 국민들이 열심히 일할 리가 없습니다. 사탕으로 아이를 달래면 아이의 치아는 다 망가집니다. 마찬가지로 파퓰리즘으로 국민들을 달래면 국민들이 다 망가집니다. 이런 것을 잘 분별해야 합니다.
7) 일곱째로 사람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에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합니다. 최근에 갑질이라는 것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재벌이라는 이유로,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남다른 재능이 많다는 이유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찍어 누르고 권위를 내세웠던 사람들 이야기가 언론과 인터넷에 공개되곤 했던 것입니다. 기성 정치인의 경우 자신이 가진 힘으로 국민들을 섬기는데 사용하지 갑질하는데 사용한 전력이 있다는 그런 사람에게는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8) 여덟째로 국가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줄 아는 사람을 지도자로 뽑아야 합니다. 지도자는 멀리 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크고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그룬트비 목사님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의식 개혁을 했으며 교육에 전력을 다했고 낙농업을 하도록 장려하였습니다. 대한민국에도 이런 안목을 가진 지도자들이 나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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