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눈이 빨갛던 아이가/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안희환2 2017. 12. 9. 16:14

눈이 빨갛던 아이가/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울던 눈 하도 비벼서

늘 눈이 빨갛게 물든 아이.

손 내밀어도 잡지 않고

안아주려 해도 피하던 아이.

 

그 아이가 처음 웃던 날

길 가의 시든 꽃들이

일시에 피어나 버렸다.

가물던 땅에 비가 내렸다.

 

이제 해맑은 얼굴로

날마다 웃고 또 웃는 아이.

멀리서 보기만 해도

달려와 품에 안기는 아이.

 

아이에게 사랑을 먹여

병든 마음을 치료한 그는

다 큰 아이의 모든 것이고

아이는 아이들을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