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너무 천천히 자라는 나무/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안희환2 2017. 5. 27. 12:16

너무 천천히 자라는 나무/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그가 심은 나무는 천천히 자랐다.

지켜보는 사람의 숨이 넘어갈 만큼.

 

숨 막히는 것이 싫어 떠났다.

한참 후에야 나무 있는 곳으로 갔다.

 

나무가 자란 티는 어디에도 없었다.

실망만 가득 담고 다시 떠났다.

 

그의 아들이 나무 아래서 쉬고 있다.

따먹은 사과의 맛은 기가 막혔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고마움뿐이다.

사과만이 아닌 교훈을 남겼기에.

----

우리는 후세대에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지금 심지 않으면 안 되는데...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