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바보 같아/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정말 바보 같아.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용할 줄을 모르잖아.
어차피 써도 남는 거라면
생각 없이 마구
써주면 되는 거잖아.
정말 바보 같아.
그렇게 높은 사람이면서
소리칠 줄도 모르잖아.
언성을 조금만 높여도
다 벌벌 떨 텐데
왜 몸 사리고 사는 거야?
정말 바보 같아.
왜 그랬는지 알고 나니까
자꾸 좋아지잖아.
높은 곳에 앉아
사람들을 내려 보기보다
마주 보고 싶은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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