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비 오는 날/ 안희환 시인

안희환2 2016. 12. 5. 23:53

비 오는 날/ 안희환 시인

 

비 오는 날

비는 그의 흔적을 지웠다.

그의 발자국만이 아니라

그의 냄새까지도.

 

비 오는 날

눈에서 흐르는 게

눈물인지 눈 물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시야가 뿌옜을 뿐.

 

비 오는 날

빗소리로 그를 기억해낸다.

그의 흔적을 지운

그 빗소리로.

 

비 오는 날

맑은 날을 꿈꾸며 부르던

그 노래를 부른다.

이젠 비가 와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