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가을을 잡아야지/ 안희환 시인

안희환2 2016. 11. 1. 14:00

가을을 잡아야지/ 안희환 시인

 

사나운 여름이 난리치는 동안

커지기 시작한 나무 뒤에 숨어 있다가

살그머니 고개를 내밀더니

매서운 겨울이 온달 말 듣더니

쏜살같이 도망가 언덕 너머에 숨는다.

 

그 얼굴 보고 싶어 찾아왔건만

도망치는 뒷모습을 본 게 다일 뿐.

자기 보러 온 게 아닌 줄 안 겨울에

뺨을 한 대 맞고 얼굴이 얼얼해진다.

내년에는 놓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