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잡아야지/ 안희환 시인
사나운 여름이 난리치는 동안
커지기 시작한 나무 뒤에 숨어 있다가
살그머니 고개를 내밀더니
매서운 겨울이 온달 말 듣더니
쏜살같이 도망가 언덕 너머에 숨는다.
그 얼굴 보고 싶어 찾아왔건만
도망치는 뒷모습을 본 게 다일 뿐.
자기 보러 온 게 아닌 줄 안 겨울에
뺨을 한 대 맞고 얼굴이 얼얼해진다.
내년에는 놓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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