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쓴다는 건 모호해/ 안희환 시인
시를 쓴다는 게 좀 모호해요.
속에서 꿈틀대는 시란 녀석을
그냥 두면 속이 괴로워서
끄집어 낼 뿐이거든요.
누가 심어 놓은 건지
언제 심겨진 건지 몰라도
쑥쑥 자란 후에는 결코
얌전히 있지 않죠.
얼마나 발버둥을 치는지요.
그렇게 한 녀석 끄집어내면
다른 녀석이 자라게 되죠.
자신이 컸다는 걸 알리면
다시 끄집어내는 거예요.
'안희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난 가을/ 안희환 시인 (0) | 2016.11.22 |
---|---|
혼자 남겨질 줄 알았는데/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0) | 2016.11.12 |
그를 따라/ 안희환 시인 (0) | 2016.11.01 |
가을을 잡아야지/ 안희환 시인 (0) | 2016.11.01 |
공원 벤치/ 안희환 시인 (0) | 2016.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