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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영웅으로 불렸던 인도 경찰관, 알고보니 청부 살인자

안희환2 2012. 2. 9. 10:12

국민적 영웅으로 불렸던 인도 경찰관, 알고보니 청부 살인자

  • 김승범 기자

  • 입력 : 2012.02.09 03:09 | 수정 : 2012.02.09 07:34

    공무수행 위장해 청부 살해… 低연봉·윤리의식 부족이 원인

    인도에서 범죄 소탕으로 이름을 떨쳐 국민적 영웅으로 불렸던 경찰관이 청부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프라딥 샤르마(51·사진)는 2006년 11월 뭄바이에서 공무 수행을 가장해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했던 람나라얀 굽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굽타와 토지 거래 문제로 다툰 한 기업인의 부탁을 받고 청부 살인을 했다는 것이다.

    샤르마는 1983년 뭄바이에서 경찰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공무 집행 과정에서 주로 곤봉을 사용했던 다른 경찰과 달리 권총을 썼다. 그가 살해한 범인은 100명이 넘는다. 범인들 사이에서 그는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지만 시민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샤르마를 소재로 한 영화도 2편이나 만들어졌다.

    하지만 샤르마는 2010년 1월 청부 살인 혐의로 동료 경찰을 포함한 21명과 함께 체포됐다. 샤르마의 혐의는 목격자 진술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살해당한 굽타의 친구 알리 베다는 "굽타가 죽던 당일 점심때 거리에 서 있는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1대가 멈춰 서더니 여러 사람이 내려 우리 두 사람을 강제로 밀어 넣었다. 내려보니 경찰서였는데 굽타를 다른 방으로 끌고 갔다. 그게 굽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굽타의 친동생 람프라사드는 "형이 끌려가던 날 우연히 이 모습을 목격한 이웃에게 연락을 받고 경찰에 도움을 청했지만 무시당했다"고 진술했다.

    독립 조사기관은 체포 과정에서 총격이 벌어져 굽타가 죽었다는 경찰의 초기 발표가 거짓이었으며 샤르마를 포함한 몇몇 경찰이 조직적으로 굽타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샤르마 측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옆에서 사건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베다는 지난해 3월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날지는 미지수다.

    이번 일과 관련해 WSJ는 인도 경제가 지난 20년간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아직 법적 안전망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인도 경찰은 전 세계 평균과 비교할 때 한 사람당 맡아야 하는 시민 수가 3배에 달하는 데다 낮은 봉급 때문에 윤리 의식이 결여돼 있어 경찰 비리가 만연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