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시인으로 사는 비결/ 안희환
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시를 쓰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썼던 시로 장원을 받았습니다. 시의 내용이 다 생각나지는 못하지만 “밤길을 나 홀로 걸어 가면은”이란 제목의 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별로 대단할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는데 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에 들어간 후 교과서에 실린 시들을 거의 다 외웠습니다. 국어 시험을 볼 때 시를 외우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이 시를 외우라고 시켰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시가 너무 좋아서 교과서에 실린 시를 읽고 또 읽었으며 마침내 암송을 해버리게 된 것입니다. 그때 외웠던 시들은 지금도 상당 부분 기억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 또 한 가지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시를 써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고 곁에서 시작을 지도해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제 감정과 생각을 글 속에 담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것들은 시라고 볼 수 없는 낙서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그것들 역시 의미가 있었는데 제 마음을 담은 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저의 시 쓰기는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썼던 시들이 남아있지 않기에 시다운 시를 썼는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제가 문학 소년이었다는 것을 틀림이 없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시절에 다양한 책들을 골라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 책들 가운데는 상당한 수의 시집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소설보다 시가 더 재미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 저의 시 쓰기는 더욱 왕성해졌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열심히 쓴 시들이 졸작인지는 몰라도 저는 제가 쓴 시들을 좋아했고 그것을 차곡차곡 모아두었습니다. 파일에는 제가 쓴 시들이 채워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시를 가득 채운 파일들이 늘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모아 놓은 시들이 1500편 이상 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시들을 제 인생을 담긴 것들로써 사랑하고 아낍니다.
이렇게 시를 좋아해서 시와 함께 하던 제가 한 동안 시를 쓰지 않았습니다. 해야 할 일도 많았고 시를 쓸 마음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시심이 솟아나지도 않았고요. 글을 쓴다면 그저 신문 등에 올릴 칼럼이나 매일 쓰는 일기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제가 최근에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가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려고 합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남겨놓은 댓글 때문입니다.
다음은 삼자부님의 댓글입니다.“안희환님, 칼럼 잘 읽었습니다.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잘 적어주신것 같아 감사하구요,개인적으로 님께서 지은 자작시들이 좋네요^^ 주제넘은 말씀 같지만, 외로움도 느껴지고, 신앙도 느껴지고, 삶의 진지한 성찰들이 동감이 되어 감동이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참 묘하지요? 제 시를 읽고 그 시가 좋다는 말을 듣는 순간 다시 시를 쓰고 싶은 생각이 샘솟듯 솟아났으니까요. 순식간에 두 편의 시를 썼고 그 다음날도 다시 시를 썼습니다. 이전처럼 매일 한편 이상의 시를 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서의 샘물이 메말라버리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혹시 제가 시 쓰기를 다시 중단한다면 마음이 담긴 짧은 글 하나를 제게 남겨주십시오. 그렇게 해주는 분들이 있다면 평생을 시인으로 살다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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