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았다가 되찾은 자동차/ 안희환
금요일 아침입니다. 친구가 저에게 어디에 갔다 오냐고 합니다.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고 했더니 주차장에 차가 없어서 어디 갔다 온줄 알았다고 합니다. 주차장으로 가보니 제 자동차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전날 저녁에 세워두었고 어디에도 맡긴 적이 없는데 차가 사라진 것입니다. 얼른 경찰에 연락을 했습니다.
15분 쯤 지나서 두 사람의 경찰이 왔습니다. 다 같이 주차장에 설치된 CCTV로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요일 밤 11시 55분에 누군가가 차 문을 열고 유유히 차를 몰고 사라지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문제는 CCTV의 방향이 잘못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차를 훔쳐가는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발만 보인 것입니다.
경찰들과 함께 경찰차를 타고 지구대로 향했습니다. 조서를 꾸민 후 경찰은 저에게 차를 찾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간은 어느 때쯤인지 장담할 수 없지만 범인이 계속 차를 몰고 다닐 수는 없기에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차를 둘 경우 쉽게 찾겠지만 후미진 곳이나 외딴 곳에 둘 경우 시간이 걸린다는 차이가 있지만요.
한 가지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번호판을 떼어내고 외국에 팔아먹는 경우는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 모양입니다. 차를 써야할 일이 많은 저로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보험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랜트카를 빌릴까 했더니 보험들 때 랜트카가 특약으로 가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차를 찾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되느냐고 했더니 한 달이 지나도 차를 찾지 못하면 자차보험처리를 해준다고 하였습니다. 보험들 때 자차 가격이 산정된 것이 있는데 그것을 보상해주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액수가 줄기 때문에 지금의 차를 다시 살 수는 없게 됩니다.
아무튼 자동차 없이 토요일을 지냈고 일요일도 보냈습니다. 다음날인 월요일에 중요한 시험이 있기에 일요일 밤에도 계속 공부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영빈 모텔이라고 했습니다. 아니 모텔에서 웬 전화가 오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저에게 제 차 번호를 대면서 그 차를 아느냐고 했습니다. 도난당한 제 차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 차가 영빈 모텔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타고 영빈 모텔로 갔습니다. 그 근처에 있는 지구대에 들러 경찰 두 사람과 함께 갔습니다. 모텔 주인 말을 들어보니 20대 후반 정도의 남자 하나가 카운터에 키를 맡기고 모텔비를 찾으러 간다고 나가더니 오지를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모텔 주인은 키로 차문을 열고 살피다가 쓰레기 봉지에 있는 제 전화번호를 보고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모텔비를 못 받았다는 주인에게 앞주머니에 있던 돈 2만원을 주었습니다. 경찰은 뭐 하러 돈을 주냐고 했지만 저로서는 차를 찾았다는 기쁨에 그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지구대로 가서 조서를 꾸몄고 감식반이 와서 차를 조사하면서 지문 채취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절차를 다 마친 후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는데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습니다.
참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해야겠습니다. 경찰들 하는 말이 도난당한 차의 경우 되찾았을 때 정상적으로 남아있는 차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차를 부숴놓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제 차처럼 기스 하나 내지 않은 채 찾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차를 가져간 도둑님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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