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8경을 보러 가다(1)/ 안희환
지난 월요일은 공휴일을 맞아 예수비전교회 교인들이 철원으로 야유회를 갔습니다. 작년에는 화성 8경을 보러 갔었는데 이번에는 철원 8경이니 8경 시리즈로 이어나갈 생각인가 봅니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는 못하였고 딱 버스 한 대에 해당하는 44명이 야유회를 갔는데 더 많은 사람이 갔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 빼고는 풍성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야유회를 가는 날이 참 좋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며, 서로 간에 깊은 교제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이런 기회를 통해 장거리 여행을 가기 어려운 분들이 모처럼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 시간인지요?
우리가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고석정입니다. 도착한 후 고석정을 둘러보기 전에 점심 식사를 했는데 여전도회에서 얼마나 맛있게 만들어왔는지 음식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것 같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잔디에 앉아 함께 음식을 먹어서 더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앉아서 한 입이라도 더 먹으려는 옥민영과 황병운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식사 후 잠시 남는 시간 동안에는 축구를 했습니다. 그 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땅이 울퉁불퉁해서 솜씨를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번 축구 경기(?)를 통해 상당히 실력 있는 선수를 한명 발굴했는데 최계유 집사님입니다. 젊지도 않은 나이에 그렇게 잘 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다음 번 하늘교회와의 시합이 필히 투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되어 축구하던 것을 정리하고 고석정을 구경하였습니다. 고석정은 원래 신라 때 진평왕이 세운 것으로, 고려 충숙왕이 노닐던 곳이라고 합니다. 또한 조선 명종 때에는 임꺽정이 고석정 건너편에 돌벽을 높이 쌓고 숨어있으면서 물건을 빼앗아 빈민을 구제했다고 합니다. 고석정은 6.25때 불타버렸는데 지금 존재하는 것은 철원의 유지들이 다시 재건한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정자보다 그 주변 경관이 더 근사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날에는 여러 젊은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우리 쪽으로 온 후 그 보트를 메고 길 위로 움직였는데 좋은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고석정 주변 물가에서 차명호 집사님과 함께 물제비를 누가 더 많이 튀기느냐로 내기를 했는데 두 번을 이겨서 제가 2만원을 땄습니다. 돌려드리긴 했지만 통쾌한 시간이었습니다^^. 심판을 본 점전선 권사님께 박수를 드립니다.
간혹 저를 보며 승부에 목숨을 건다고 하는 청년들이 있는데 뭘 모르는 소리입니다. 저는 그냥 순수하게 경기에 집중할 뿐입니다. 어차피 게임을 하거나 경기를 할 바엔 대충 하는 것보다 전력을 다해 하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하는 둥 마는 둥 하면 오히려 게임도 경기도 싱거워지지 않는지요? (이런 변명까지 해야 하다니...ㅠㅠ)
물론 제가 일부러 져줄 때도 있습니다. 경기를 하면서 뭔가 걸어야 할 때 그 직전에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 실력을 감추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진짜 강적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세상이 깜깜해지면서 억지로 겸손해집니다. 다만 그런 정도일 뿐이지 절대로 승부욕이 강한 것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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