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아람문학)/ 안희환
어릴 때부터 문학을 좋아했습니다. 문학이 무엇인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는 것이 좋았고, 시를 쓰는 것이 좋았고, 제가 읽은 것을 동생들이나 친구들에게 나누는 것이 좋았습니다. 문학가로서의 길을 가고자 하는 마음을 먹은 것도 아니고 전문 작가의 길에 들어서려고 노력한 적도 없지만 읽고 쓰는 것은 제 평생의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여러 작가들을 만나고 함께 할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시인, 수필가, 평론가, 시조작가, 칼럼니스트 등등.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귀한 분들이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이렇게 나타났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만난 분들 중에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분도 있지만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묵묵히 글만 쓰는 분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분은 권순희님입니다. 몸이 약한 분인데 자주 앓아눕습니다. 그것도 심하게 아플 때가 많은데 그런 와중에 문학에 대한 사랑을 꽃피우는 분입니다. 혼자서 창작활동을 계속 하다가 뜻있는 문인들과 함께 글을 주고받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아람문학이라는 문학잡지를 창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처음 아람 문학이 창간될 때 저는 그 취지가 좋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도움을 주려고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별 도움은 주지 못했지만요. 이제는 아람문학이 번듯하게 성장한 문학지가 되었고 얼마 전 아람문학 행사 때에는 2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뜻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꾸준하게, 진실하게, 그리고 열심히 한다면 마침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산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에 아람문학 발행인이신 권순희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지금도 저를 향해 감사하다며 그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진짜로 수고한 분들은 권순희님과 아람문학 집필진인데 제가 그런 인사를 받는 것을 옳지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권순희님은 그렇지 않다고 제가 없었으면 아람문학이 설 수 없었다고 하십니다. 감지덕지한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쓰기 몇 시간 전 택배회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집에 책이 배달되었다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권순희님이 아람문학 책자 30권을 보내신 것입니다. 주변의 지인들과 함께 나누어 보라고 그렇게 많이 보내신 것입니다. 누구에게 나누어줄까 생각해보았는데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해주신 권순희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다음 번 아람문학에 올릴 칼럼과 수필을 보내달라고 하시기에 일단 경주 방문 후 썼던 기행문 하나를 보내드렸습니다. 칼럼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써서 보낼 생각이고요. 창간호에 글을 보낸 후 많이 신경 쓰지 못했는데 몇 년 사이에 크게 성장한 아람문학이 앞으로도 더 성장하여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그늘을 드리우는 아름드리나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혹시 순수하게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열심히 글을 쓰면서 창작의 열망을 분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아람문학의 문을 두드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상당수의 문학지들도 상업적인 논리에 함몰되어버린 지금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채 문학의 꿈을 펼치게 하는 아람문학이 있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장차 이 나라의 문학계를 이끌 거목들이 아람문학을 통해 수없이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아람문학 연락처 010-7708-1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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