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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이란 게 유용할 때가 있구나/ 안희환

안희환2 2008. 5. 9. 19:37

보험이란 게 유용할 때가 있구나/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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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광고가 참 많기도 합니다. 텔레비전을 통해, 보험사 직원들을 통해, 전화를 통해, 카드사를 통해, 그리고 이제는 우체국을 통해서도 보험에 대한 소식을 접합니다. 종류도 많고 회사도 많고 가입을 권유하는 사람도 많은데 사람들마다 보험을 전혀 들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자동차 보험은 들어야 하니 보험은 그만큼 우리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요.

 

사실 저는 그 동안 보험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매달 일정 액수를 불입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고, 또 보험이 필요할 만한 상황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오랫동안 자동차 보험을 제외하고는 어떤 보험도 들지 않은 상태로 지났습니다. 보험료라고 하는 것이 공연히 낭비되는 돈이란 생각이 강했으니 당연한 모습일 것이고요.

 

다만 몸이 약한 아내를 위한 보험은 들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보험을 든 지 오래 되지 않아서 보험 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몸이 아파서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보험에서 수술비용이 나왔던 것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하루에 일정액이 추가되어 보상금으로 주어졌던 것입니다. 수술비와 입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져야할 상황이었는데 보험 덕분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된 것입니다.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바뀐 저는 저 자신을 위한 보험도 하나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험에 들려고 하니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방간으로 인해 치료를 받았었고, 두 차례 과로로 쓰러진 덕에 병원에 실려 가서 입원했었는데 그 모든 기록들 때문에 보험에 들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막상 보험에 들려고 했는데 자격이 안 된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의 세월이 지났고 지방간 치료를 꾸준히 받은 저는 이전보다는 건강상태가 좋아졌습니다. 일정 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보험 가입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드디어 보험 하나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보험을 들고 나서 무슨 훈장이라도 딴 듯이 기뻐하는 제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보험도 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가 보험에 들게 되어 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할머니 한분을 만나러 갔습니다. 70세가 다 다 되신 할머니신데 서울에 올라온 지 아직 6개월도 안 된 상황이기에 서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온 몸 구석구석 안 아프신 데가 없어서 병원에 와서 진료를 했고 지금 입원해 계신 중입니다. 외로울 것 같은 생각에 저는 병원을 방문했고 그 할머니는 병원에 찾아간 저를 보고 무척 반가워하셨습니다.

 

치료비가 걱정된 저는 할머니에게 병원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할머니는 병원비 걱정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젊을 때 보험을 들어놓았는데 그 덕분에 큰 액수의 보상금도 받았고 입원해 있는 동안 하루에 몇 만원씩 돈도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돈이 없기에 병원에서 쫓겨나는 아픔은 겪지 않으셔도 되기 때문입니다.

 

곰곰 생각해보니 보험이라고 하는 것이 아주 유용한 것 같습니다. 큰 수술이나 장기간 입원생활을 해야 하는 경우 어려운 형편인 사람들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으며 그냥 집에서 끙끙 앓아야 합니다. 그런데 보험을 들어놓은 경우 그처럼 힘든 상황에 처할 때 수술비와 입원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지요?

 

나이가 너무 들기 전에 보험을 하나 들어놓는 것도 삶의 지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 보험이나 막 들 것이 아니라 꼼꼼히 따져보고, 전문가에게 상담도 해서 보험에 든다면 더 유익할 것이고요. 갑자가 보험 세일즈맨이 된 것 같아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던 할머니 한 분이 노년에 보험으로 인해 큰 도움을 얻는 것을 보니 보험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게 되어 이렇게 글을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