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사랑이야기

내 보물창고를 소개합니다/ 안희환

안희환2 2008. 4. 24. 16:48

내 보물창고를 소개합니다/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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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물창고로 여기는 곳이 있는데 바로 헌책방입니다. 정기적으로 방문을 해서 쌓여있는 책들을 샅샅이 뒤지다 보면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곤 했는데 그 맛이 쏠쏠합니다. 어느 날인가부터 그 헌책방에서 인터넷으로도 책을 판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헌책방의 인터넷사이트는 제 즐겨찾기에 추가되었고 이제 매일 한 번씩 그 사이트를 방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하루라도 거르면 좋은 책이 다 팔려버리곤 했기 때문입니다.

 

헌책방을 이용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의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책값이 무척 싸다는 것입니다. 요즘엔 책값이 너무 비싸서 책을 많이 사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데 헌책방의 책들은 시중의 책에 비해 그 값이 3분의 1이나 4분의1 정도밖에 안 되기에 적은 돈으로 책을 사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같은 책을 저렴하게 사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둘째로 헌책방을 이용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책인데 절판되어 시중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는 책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책들은 출판사에서 언제 다시 출판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입하고 싶어도 구입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처럼 구하기 어려운 귀한 책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정말 보물찾기가 아니겠는지요?

 

셋째로 헌책방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새 책 수준인 책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책의 상태가 상 중 하 로 표시되어 있는데 [상]으로 쓰여 있는 책의 경우 새 책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줄이 그어진 책들은 사이트상에 줄이 그어져 있다고 명기되어 있는데 줄이 그어진 정도는 상관이 없습니다. 어차피 저 역시도 필요한 대목에는 줄을 긋기 때문입니다.

 

넷째로 헌책방 주인과 친분을 쌓다보니 이제는 오랜만에 한 번씩 책을 가지러 가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일 들러서 살만한 책이 있으면 사두었다가 책이 많이 쌓였을 때 한 번에 그 책을 가지러 가는 것입니다. 헌책방의 창고에 잘 보관해두었다가 책을 꺼내주는데 저로서는 보통 편리한 일이 아닙니다.

 

물론 헌책방이기에 생기는 단점도 있습니다. 제가 원하는 책이 다 구비되어 있을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꼭 필요한데 헌책방에 없는 책들은 새 책을 구입하면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헌책방에서 나온 괜찮은 책들은 그 책대로 구입하면 되는 것이고요.

 

최근에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값을 살펴보았더니 액수가 500만원이 넘어갑니다. 그 많은 액수의 책들을 새 책으로 샀다면 거의 2000만원 가까이 될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헌책방 때문에 큰 이익을 본 것입니다. 둘러 볼 때마다 마음을 뿌듯하게 하는 저의 소중한 책들의 상당 부분이 바로 그 헌책방에서 나온 것들이니 헌책방에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제 서재에 오시는 분들이 많은 책을 보고 놀라면 한 마디 합니다. “과시용 내지는 전시용 책들입니다.” 종종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 책들을 다 읽으셨어요?” 무슨 수도 그 책들을 다 읽을 수 있겠습니까? 부지런히 골라 읽어도 죽기 전에 다 읽지 못할 것 같은데요. 저는 한 마디 합니다. “그냥 모아둔 책입니다.”

 

사실 책을 사들이면서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사람은 제 아내입니다. 이제 책 좀 그만 사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사할 때마다 책 때문에 홍역을 치르는 상황이라 그런 아내의 바가지가 이해되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합니다. 총각 시절, 30살이 될 때까지 연애 한번 못한 채 책하고 살았는데 그 책들을 박대하다니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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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헌책방 사이트에 들렀습니다. 한권을 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