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신앙은 만남이 참 중요하다/ 안희환

안희환2 2008. 1. 23. 11:10
 

신앙은 만남이 참 중요하다/ 안희환



대은교회 청소년 집회의 강사로 갔을 때의 일입니다. 부장님이신 이정숙 권사님과 함께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이야기 했던 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정숙 권사님은 학생 시절에 교회를 다녔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교회를 떠나 불교에 열심을 내었는데 그 이유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의 은사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고 그분이 대학교 교수가 되었는데 이정숙 권사님은 그분을 무척 존경하고 따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교수님 때문에 불교에 심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년 전쯤 다시 교회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대은교회의 박유선 목사님을 만나 신앙생활이 뿌리내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신앙을 가지게 되었는데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서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이정숙 권사님은 이야기 중간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만남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만남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라는 그 말이 옳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은사이신 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은사님을 존경하지 않았다면 이정숙 권상님이 불교에 심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박유선 목사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신앙생활이 자리잡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신앙이라고 하는 것이 처음에 교회 나오자마자 굳건하게 서게 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지, 믿는 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처음부터 깊이 이해한 채 교회에 다니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양한 이유들로 교회에 나오다가 말씀을 들으면서 차츰 신앙이 들어가고 성장하는 것이며 마침내 견고한 신앙인으로 서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만남이라고 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처음 교회에 발을 디디게 되는 것도 좋은 만남을 통해 마음이 열렸을 때 이루어지는 경우가 다수이고, 교회에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게 되는 것도 주변에 좋은 신앙인들이 있어 그들과의 만남이 이어질 때에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인정을 받는 삶을 살아간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모릅니다.


가만히 보면 교리나 지식에 의해 사람이 움직여지는 경우보다는 마음과 마음이 통할 때 움직여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설혹 논리적으로 압도당해도 마음이 상하면 상대방의 뛰어난 논리에 승복하지 않는 일이 있지 않은지요? 설혹 상대방의 말이 그다지 논리적이지는 않아도 그 사람을 향해 좋아하는 마음이 있기에 따라주는 일들이 있지 않은지요? 논리가 필요 없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논리로 굴복시키는 것 이전에 마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예수님는 수가성의 죄 많은 여인을 만나셨을 때 그녀가 더럽고 추한 죄인임을 조목조목 지적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구약성경을 구구절절 인용하시면서 증명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진정한 사랑과 관심으로 그 여인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포용하셨습니다. 그 여인은 예수님께 마음을 열었고 계속되는 대화 속에서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녀는 참으로 좋은 만남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의 소금과 빛이 아니라 세상의 소금과 빛입니다. 다시 말해서 교회 안에서만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이웃 속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만남의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어야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자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좋은 만남이었다는 고백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