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또 하나의 인간세상(3) /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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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부드럽고 그 모습 변치도 않는 분들 중 한 분의 블러그)
다른 이들의 블로그를 둘러보다 보면 첫 인상에 부드럽고 따듯한 인상을 주는 블로그가 있습니다. 그런 블로그는 정이 갑니다. 자주 들리게 됩니다. 또 어떤 글이 올라갈까 궁금한 마음으로 다음 글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런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일 것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첫인상이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의 블로그는 첫 대면부터가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듭니다. 글 한 마디마디가 예리하게 날이 선 칼처럼 날카롭습니다. 분명히 틀린 소리만은 아닌데 왜 그렇게 살벌하게 표현할까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끔 들르게 되는 것은 또 어떤 날선 소리가(정확하게 분석하는) 있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본 첫인상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치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지나가는 세월 속에서 진짜 좋아지는 사람과 정 반대인 사람이 있듯이 말입니다. 예를 들어 김형준님 같은 경우 나는 그 날선 글에 불편함을 느꼈었습니다. 더구나 어느 날 누군가가 말해 주어 읽게 된 글 한편은 나를 직접 겨냥하고 비판한 글이기에 언짢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당하지 않다 여겼기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고 마음은 상해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한 가지 일을 계기로 마음이 확 바뀌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여러 번의 전화벨이 울렸는데 받지 않고 있다가(낯선 것은 종종 받지 않음) 계속 울리기에 받았습니다. “김형준입니다”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더 놀란 것은 정중하게 사과를 하시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조은뉴스 강사장님과의 통화를 통해 내 연락처를 알아낸 후 전화를 하신 것입니다.
나는 기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 마음에 나 역시 김형준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렸고 감사하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또한 내가 지적받은 부분들 중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인정을 하고 고쳤습니다. 지금도 김형준님에 대해서는 어려운 마음이 남아있습니다만(원래 성격상 그런 부분이 있음) 다른 면에서 존경의 마음도 생겼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사과라고 하는 것은 진정으로 용기있는 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어차피 블로그 상이고 대면하여 만날 사이도 아닌데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김형준님은 나보다 한참이나 연배가 높으셨습니다. 막내동생 뻘도 안되는 사람에게 그런 전화를 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닌 것입니다. 나라면 그렇게까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와 연결된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산과 강이라는 근사한 이름의 블러그를 운영하는 분인데 글도 정감있고 그림도 산듯해서 호감을 가지고 있던 분입니다. 그러나 김형준님의 글로 인해 오해의 여지가 있다 여긴 부분을 가지고 그 분과 순자님에게 개인적으로 설명을 했는데 순자님과 달리 이분은 함부로 인신공격성 글을 달았습니다. 또한 나를 블로그에서 쫓아낸다고 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마치 모든 사람의 대변자인 것처럼 말하였습니다.
내가 정말 마음이 상한 것은 이분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부드럽고 따듯한 글을 골라 올리는 이 분은 막말을 한 것에 대해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설명도 없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실망을 하였습니다. 첫 모습이나 겉모습으로 알 수 없는 사람의 속이듯이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 역시 그런 모양입니다.
표면적인 것만으로 상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블로그는 또 하나의 인간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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