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그, 또 하나의 인간세상(1) / 안희환
내가 블러그를 만들고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날은 2005년 7월 22일입니다. 그 전까지는 블러그란 말을 들었어도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참 둔한 편입니다. 남들이 다 사용하고 있을 때 블러그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엉겹결에 블러그를 열었고 활용하기 시작한지 9개월이 되어 갑니다.
블러그를 만들기 전에도 글을 계속 써왔습니다. 어차피 글을 쓰면서 내 속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는 것은 오랜 습관이니까요. 다만 블러그라는 공간을 통해서 내가 쓴 글을 공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 셈이지요. 이제는 블러그 생활이 제법 익숙해졌고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직도 블러그 사용에 있어 신출내기에 불과하지만 블러그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블러그가 또 하나의 인간세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사다난한 일들이 블로그 생활 속에서도 고스란히 일어난다고 하는 점입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돌출되어 나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이 적응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글만 올리면 되는 것이라 여겼는데 글 하나 때문에 이리저리 얽히는 것을 보면서 화들짝 놀라버린 것입니다. 또 단지 글을 올렸을 뿐인데 그 때문에 다양한 일들이 전개되어 나가는 것을 보고 몸을 움츠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나를 보면서 내 자신이 얼마나 구시대 사람인가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무튼 블러그 생활을 하면서 느낀 [블러그도 또 하나의 인간세상]이라는 측면에서 몇 차례에 걸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으며 때로는 중립적인 요소들도 들어 있습니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함께 겪었고 겪고 있는, 그리고 겪을 일들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1. 새로운 친구를 사귀다
먼저 생각해보고 싶은 것은 블러그가 친구를 만들어 준다고 하는 점입니다. 내성적이고 바깥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 나로서는 블러그가 좋은 친교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도 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찾아가서 만나지 않고도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참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내가 쓰는 글에 공감을 해주었습니다.
처음 그런 지지의 댓글이나 공감한다는 내용의 안부 글을 받았을 때는, 또 이메일이나 전화 등을 받았을 때는 기쁘고 좋다는 마음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그렇게 지지와 격려를 해주는 이들에게 내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서로 친구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세상 살면서 친구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갈수록 깊이 느끼는 시점에서 새로운 벗들을 만나고 그 관계를 키워나가며 마침내 열매를 거둔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나 혼자만 친구로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블러그를 통해 만나 친해진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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