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의 칼럼

매우 감동적인 이야기 둘/ 안희환

안희환2 2006. 4. 9. 23:28

매우 감동적인 이야기 둘/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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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감동적인 이야기 두편을 소개합니다.


1.


전라남도에 있는 용정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국전쟁 때 공산당의 만행으로 교회는 불이 나서 없어졌고 성도들은 많이 피살당했습니다. 수복되자 피난 갔던 성도들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교회를 다시 건축하려고 해도 도무지 가망이 없었습니다.


이때 온 성도들이 힘을 모아 건축하기로 결정하고 예산을 세웠습니다. 시멘트, 목재, 자갈 등 건축 자재의 예산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예산이라는 것도 실재 필요 액에는 못 미쳐 막막한 실정이었습니다.


이 교회에는 부모가 순교하고 혼자 살고 있는 15살 된 성옥이가 있었습니다. 교회 건축자재 중 돌에 대한 예산이 나오자 성옥이는 이 돌을 내가 산에서 머리에 이어서 날라 놓으리라고 결심을 하고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성옥이는 남의 집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밤 11시가 지나서야만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그 한밤 중에 산에 가서 돌을 예배당 건축터에 매일 날랐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이 일을 행하면서 순교 당하신 부모님을 생각하고 "아버지! 어머니! 제가 부모님 대신 예배당 건축을 하는데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고 울었습니다.


돌이 세 트럭에 실을 만큼 되었습니다. 아무도 누가 돌을 날랐는지 몰랐습니다. 성옥이는 머리카락이 다 빠졌습니다. 나중에서야 교인들은 성욱이가 어떤 일을 했는지 알게 되었고 큰 감동과 도전을 받았습니다. 교회는 건축되었습니다. 성옥이의 희생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2.


프랑스 북쪽에 있는 조그만 도시, 칼레에는 로댕이 만든 <칼레의 시민들>이라는 조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청동 조각에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백년 전쟁을 치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영국 왕이 군대를 이끌고 프랑스로 쳐들어 왔습니다. 영국 왕은 끈질긴 칼레 사람들의 저항에 대한 전술로써 몇 달 동안 성을 포위하고 식량 줄을 차단했습니다.


결국 성 안의 사람들은 지치고 굶주려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자, 칼레 시민 대표가 영국군 진지로 가서 항복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영국 왕은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항복을 받아 주겠다. 그 대신 시민들 중에서 여섯 명을 뽑아 처형하겠다."


그 말에 칼레 시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생피에르라는 청년이 입을 열었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청년의 그 한 마디에 사람들은 용기를 얻고 서로 나섰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두 사람이 나서는 바람에 일곱 명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제비를 뽑자고 했으나 생피에르는 반대했습니다. "제비를 뽑는 순간 '내가 살았으면' 하는 생각에 용기가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장터에 제일 늦게 나오는 사람이 빠지기로 합시다."


이튿날 아침이 되었다. 여섯 명이 다 모였으나 생피에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그의 집에 가보았는데, 그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죽음을 자원한 사람들의 용기가 약해지지 않도록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칼레 시민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란 영국 왕은 생피에르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왕은 그 이야기에 감동하여 시민들을 모두 성으로 돌려보냈습니다.<좋은생각, 2000년 8월호, p.53>


3.


도무지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교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한 아이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독하게 먹은 영국 왕의 마음을 녹이고 마을 사람들을 살려주게 만든 것은 생피에르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생기는 어려움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이웃에서 그리고 나라 안에서 수많은 위기를 만나곤 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현 상황이 그와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양극화의 문제, 여전히 계속되는 이념 싸움, 수많은 문제들의 등장 등이 마음을 어둡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해야 한다 혹은 저렇게 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내 탓이다 아니다 네 탓이다 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로간의 골을 갈수록 깊어가고 상대를 무너뜨리고 망가뜨리기 위한 노력에 에너지를 쏟아붓느라고 탈진할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이는 말을 많이 하거나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고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눈물과 피를 흘리는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중요한 것들은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손과 발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공치사 하며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광고 따위로는 역사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글을 쓰는 나 자신도 부끄럽기는 매일반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이런 글을 쓰고 글에 합당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변명하면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혀가 아닌 손과 발로, 폼만이 아닌 실제적인 행동으로, 나라 구석구석에서 헌신할 사람들이 일어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때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으로, 길이길이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나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