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위력/ 안희환
불쑥 찾아오는 그림자
해가 기울기도 전에
스스로 길어져
마을 끝 우물까지 덮으면
차오르는 샘
길 사이에 물길을 내고
그 물길 따라
돋아나는 작은 싹
시간을 먹기도 전에
쑥쑥 커지더니
닿아버린 구름
가지 못하게 붙잡고는
움직이게 하려는
바람을 밀어버리고
마음에서 시작한
그림자는 실제의
그림자보다 크다는 것을
벗어나려 버둥거리는
바람의 몸짓에서 보고
눈을 뜨고 웃으면
그림자는 가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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