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첫 번째 걸음에서 다섯 번째 걸음까지 / 안희환

안희환2 2005. 11. 8. 17:43

첫 번째 걸음에서 다섯 번째 걸음까지 / 안희환 

 


첫 번째 걸음에 환호성

두 번째 걸음에 진지함

세 번째 걸음에 힘겨움

네 번째 걸음에 후회


한 걸음에 갈 수 없었던 꿈

비오듯 쏟아지는 땀

속엔 섞여있는 핏방울

안에 담겨있는 눈물

오르다 찔린 날카로운 가시의 자욱

넘어져 깨진 예리한 돌멩이의 흔적


희망을 담았던 입술은

불 위의 오징어처럼 오그라들고

하얗게 덮여가는 눈동자

안의 검은 동자는 도망간다.


알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한

무지의 열매, 그 쓰디씀은

마지못한 다섯 번째 걸음 앞에

달라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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