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말기로 죽음이 임박한 중에도 전도하던 남편 따라/ 안희환목사(예수비전성결교회,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감동적인 글 하나를 인용합니다. 이 글 읽으시고 생명 다해 예수님을 사랑하고 목숨 다해 예수님을 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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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떠나고 서재를 정리하다가 그의 강의 노트를 발견했다. 한 여백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내가 태어날 때, 나는 울었지만 주위 사람들은 웃었다. 내가 죽을 때, 주위 사람들은 울겠지만 나는 웃으면서 그분께 갈 것이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낙서였다. 그 고백을 한 지 사흘 후에 그는 숨이 차오른다면서 담임목사님에게도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화장실에 데려가 달라고 했다. 그날도 화장실 변기에 남편을 앉혀놓고 쓰러지지 않게 붙잡고 서 있는데, 그 순간 ‘둘만의 시간이 이게 마지막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그에게 용서를 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편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우리가 부부로 산 세월이 12년인데 내가 그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줘서 당신이 병에 걸린 것 같아. 그동안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당신의 부모와 형제들에게 잘못했던 것 모두 미안해요. 여보, 나를 용서해줘요.”
남편이 있는 힘을 다해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용서를 빌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나야.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고생만 했는데 내가 죽고 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얼마나 힘들겠어. 이렇게 가는 나를 용서해줘.” 우리는 그렇게 서로 용서를 주고받았다. 남편이 말했다. “이 다음에 부활할 때 다시 만나자.”
그러고 나자 담임목사님이 오시고, 구급차도 왔다. 우리는 서둘러 예배를 드리고 차에 탔다. 그런데 차가 막 마당을 나서려는 순간, 남편이 숨을 크게 한 번 몰아쉬더니 눈을 뜬 채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나는 그런 그를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여보, 안 돼! 이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주님, 살려내세요. 죽은 나사로도, 나인 성 과부의 아들도, 회당장 야이로의 딸도 살리셨으니 제 남편도 살리실 수 있잖아요. 남편을 살려내세요!”
아빠를 안고 우는 엄마를 보고 딸도 아빠를 끌어안고 울다가 그의 눈을 감기며 내게 말했다. “엄마, 아빠는 죽은 게 아니고 잠자는 거야. 부활할 때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러면서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내게 말했다. “아빠는 죽었지만 엄마는 아빠처럼 병든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고 나와 약속해.”
그때 목사님이 아이의 말을 듣고 말씀하셨다. “아이의 음성이 아니고,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여기고 빨리 약속하세요.” 나는 마지못해 딸의 손가락에 내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그런데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게 내게 정말 믿어졌다. 그분이 나를 사랑하심과 부활이 믿어졌다. 믿음은 선물인 것이다.
장례를 치른 후에 내가 딸에게 물었다. “아빠가 죽었을 때, 엄마한테 왜 그런 약속을 하자고 했어?” 딸이 말했다. “아빠가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전도하는 걸 우리가 다 봤잖아요.”
정말 남편은 병든 몸으로 전도했다. 남편이 말했다. “이대로 죽을 수 없어. 한 영혼이라도 전도하고 죽어야 해.”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 모습으로 어디에 가서 누구에게 전도하겠다는 거예요? 거울을 봐요. 예수를 믿고 싶다가도 당신을 보면 도망갈 거예요. 병이 다 나으면 전국에 다니며 간증하고 전도합시다.”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병이 다 나은 사람만 간증하고 전도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아. 성경에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잖아. 병든 사람도 전도할 수 있어.”
하루는 남편이 병원 전도를 가는데 같이 가주면 안 되겠냐고 내게 부탁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남편이 전도하는 걸 봤는데, 그가 다인실로 들어가 환자들 앞에 서서 말했다.
“여러분, 저를 보세요. 저는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직장암 말기 환자입니다. 여러분들은 입원이라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전 지금 기저귀를 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수님을 믿기에 죽어도 하늘나라에 갈 수 있어 감사하고, 또 살아도 감사합니다. 아프면 누구를 의지하십니까? 제가 믿는 예수를 여러분들도 믿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남편을 쳐다봤다. 혀를 끌끌 차는 소리도 들렸다. 나는 남편을 병원의 복도 끝으로 데려가 말했다.
“당신, 지금까지 전도를 이런 식으로 한 거예요? 당신은 전도를 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돌아다니는 거라고요. 예수를 믿고 암에 걸린 게 자랑이에요? 전도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다 낫거든 해요.” 남편이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은 진실함이야. 진심으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만 있다면 내 모습 이대로 하나님께서 사용하실 거야. 그러니 다시 한 번 가보자. 죽어가는 사람의 소원이다.”
그래서 나는 마지못해 병원 전도에 끌려 다녔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갈현동에 있는 한 병원에 우리가 세 번째로 방문했을 때, 어떤 아저씨가 남편에게 말했다.
“선생님, 또 오셨어요? 이제 그만 오십시오. 지금까지 예수를 믿으라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했지만 전 절대 안 믿었습니다. 예수를 믿고 병이 나았다고 해도, 부자가 됐다고 해도 안 믿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처럼 아프다고 말하면서 전도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그렇게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전하는 그 예수는 진짜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제가 예수를 믿을 수 있는지 가르쳐주십시오.”
남편의 말이 맞았다.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은 진실함이었다. 영혼을 구원하고 싶은 간절함만 있다면 우리의 모습이 어떠하든지 하나님께서 사용하신다. 그 이후부터 나는 아무 말 없이 남편을 따라다녔다. 아이들도 전단지를 만들어 함께 다녔다.
1988년, 우리 교회의 총동원전도주일에 남편은 기저귀를 차고 비틀거리면서 새신자 46명을 데리고 왔다. 남편은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한 영혼이라도 더 전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떠났다.
하나님께서는 그 믿음을 귀히 여기셔서 그가 떠난 지 26년 넘게 내가 전 세계를 다니면서 그의 믿음을 자랑하게끔 갚아 주셨다. (세브란스 재활병원 김복남 전도사의 간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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