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를 통해 시대적인 징조를 보라/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 크리스천연합뉴스 발행인)/ 신앙계 2019년 11월호

안희환2 2020. 1. 12. 19:47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를 통해 시대적인 징조를 보라/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 크리스천연합뉴스 발행인)/ 신앙계 201911월호

 

쿠바에서 목회자 세미나를 인도한 적이 있습니다. 쿠바는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인지라 십자가를 달거나 교회 현판을 붙이는 것이 허용되지 않지만 교회 자체를 폐쇄시키지는 않았습니다. 덕분에 곳곳에 교회가 존재하고 있었고 예배가 드려지고 있었습니다. 목회자들은 열악한 경제 형편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사역하고 있었고요.

 

한 교회를 방문했었습니다. 그 교회가 있는 곳은 원래 무당이 차지하고 있던 땅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땅이 황폐한 상태로 있었다고 했습니다. 물도 썩었고 나무들도 거의 죽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나무를 찍으면 나무 진액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썩은 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 땅을 교회가 매입했고 그 땅에서 예배와 기도와 찬양이 이어졌습니다. 신비한 것은 황폐했던 그 땅이 살아났다고 하는 것입니다. 나무가 무성하게 잘 자라나기 시작했고요.

 

수년 전에 과테말라의 알모롱가 지역에서 일어난 부흥의 역사에 대해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 지역 주민들은 마시몽이라는 우상신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마시몽은 50-60cm 정도의 크기로서 진흙으로 된 얼굴과 나무로 만든 몸체에 옷이 입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 앞에 무릎 꿇고 충성의 입맞춤을 바칩니다. 그리고 그 발 앞에다 그들의 빈약한 소득으로 장만한 술병들을 놓고는 이 제물이 축복과 치유를 가져다주기를 기원합니다.

 

그런 신도들에게 제사장은 우상에게 담배 한 대와 술 한 모금을 바친 후 입안 가득히 그것을 담았다가 광신도들에게 토해냅니다. 이런 행위를 통해 신도들은 일종의 권능이 있는 악마가 나타나 축복을 해 줄 것을 기대하면서 그 앞을 떠납니다.

 

문제는 그런 우상숭배가 복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저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알모롱가 주민들은 술과 마약, 폭력에 찌든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땅은 황폐했고 농사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범죄가 너무 많아서 형무소가 네 곳이나 있었습니다. 아무런 소망도 미래도 보이지 않는 버림받은 땅과 같이 되었습니다.

 

그 땅에서 마리아노 목사님이 사역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적 싸움이 시작되자 사탄의 엄청난 영적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조직폭력배들이 총으로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마리아노 목사님의 아들도 총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하나님의 역사가 있었고 알모롱가 주민들이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우상숭배에서 벗어나 예수를 믿기 시작한 것입니다. 병자들이 예수 이름으로 고침을 받는 역사도 일어났습니다.

 

결국 지역 전체가 변화되었습니다. 많은 술집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범죄자를 가뒀던 4곳의 형무소도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네 곳의 형무소는 개조되었고 결혼과 가족행사를 여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알모롱가의 황폐한 땅도 살아났습니다. 농사가 되지 않던 땅에서 무, 당근, 양배추 등이 풍성하게 자랐고 그것을 도시에 내다팔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물고 계속 나왔고요.

 

쿠바의 한 교회 이야기니 알모롱가 지역 이야기는 중요한 진리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영적 상태가 땅과 땅위에 존재하는 생명들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이 탐욕으로 죄 가운데 빠져 있으면 땅과 땅 위의 모든 것들도 고통을 겪지만 죄를 버리고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면 땅과 땅위의 모든 것들도 회복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으로 인해 난리가 벌어졌습니다. 돼지 열병은 치사율 100%에 이르는 무서운 전염병입니다. 9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처음으로 발명했고 그로 인해 발생 농가 인근 수천 마리의 돼지들을 살처분했는데 그 후로도 돼지열병이 급속도로 퍼져갔습니다.

 

92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인천 강화군 송해면의 돼지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 판정났다고 밝혔습니다. 인천 강화는 정부가 당초 정했던 6개 중점관리지역에서도 벗어난 곳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방역대를 벗어나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었고 경기, 인천, 강원지역에 내렸던 일시이동중지명령도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돼지는 계속 살처분되었습니다.

 

927일 돼지열병이 열흘 만에 8번째 확진되었습니다. 그것은 무척 빠른 속도이며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우보다 빨리 확산된 것이었습니다. 정확한 원인 파악은 되지 않았으며 다만 양돈농가 몰려 있어 쉽게 번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또한 한 차량이 여러 농장 도는 게 문제라는 정도만 언급되었습니다. 가축 이동중지명령은 다시 48시간 연장되었습니다.

 

강화도에서 전체 돼지 38,000여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진행되는 중에 경기도 양주에서 또 발병 의심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경기도 파주에서 11번째 돼지열병이 발생했습니다. 파평면에 이어 적성면도 확진되었고요. 해당 농장에선 돼지 24백여 마리를 키우고 있고, 반경 3킬로미터 안에 모두 9개 농장이 돼지 12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추가 확진으로 살처분 돼지 수는 11만 마리를 넘길 전망이란 기사가 나왔습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102일 경기도 연천군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인데 정부가 파주와 김포의 모든 돼지들을 살처분하기로 했지만 그렇게 엄청난 조치를 취해도 북한과 비무장지대(DMZ) 방역을 완벽하게 하지 않는 한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국가적인 재난 앞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수많은 돼지의 죽음으로 인한 농가의 피해, 살처분을 위한 막대한 비용(파주와 김포 지역 살처분만 207억원),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 등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보다 더 본질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영적인 것이 땅과 땅 위의 모든 생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강퍅한 바로와 애굽 사람들을 심판하시는 장면이 출애굽기에 나옵니다. “네가 만일 보내기를 거절하고 억지로 잡아두면 여호와의 손이 들에 있는 네 가축 곧 말과 나귀와 낙타와 소와 양에게 더하리니 심한 돌림병이 있을 것이며(9:2-3).” “이튿날에 여호와께서 이 일을 행하시니 애굽의 모든 가축은 죽었으나(9:6).”

 

선지자들은 전염병이나 자연 재해 등이 발생할 때 그것이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통찰력을 가지고 그 모든 것이 영적인 것임을 파악하였고 백성들에게 회개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미움을 받고 고난을 겪어야 했으며 때때로 죽임을 당하기도 했지만 진짜 선지자들은 그런 것들 때문에 담담하게 선포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구약의 선지자들처럼 시대적인 현상을 성경적으로 해석하고 욕먹을 각오하면서 담대하게 메시지를 전할 하나님의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간통죄 폐지, 낙태죄 폐지, 종자연을 통한 기독 학교에서의 예배와 기도와 성경공부 금지, 전국적으로 퍼져버린 퀴어 축제, 교회를 박해하는 온갖 제도들, 동성애를 합법화하려는 시도 증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할 제목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교회가 깨어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 위에 바로 서 있어야 하는데 잠들어 있는 모습, 죄와 타협하는 연약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는 영적 무지와 무감각 역시 회개해야 할 주제이고요. 하나님 앞에 철저하게 회개하고 바로 설 때 하나님은 속수무책이던 재앙도 그치게 하시는 것을 우리는 성경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탐욕과 죄를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