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망가진 아내/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아들을 보낸 엄마는
눈에 말썽이 났다.
아무 때나 터져버리는 눈물
길을 걷다가 울고
설거지를 하다가 울고
대화를 하다가 울고
전화통화 하다가 운다.
영상으로 본 아들의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며
울고 있는 아내 덕분에
아들도 흐느껴 운다.
아빠가 보기엔
엄마가 먼저 울었건만
아들이 울어서
자기도 운 것이라 우긴다.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은
아내 때문에 짠하다.
아들이야 더 큰 물에서
헤엄칠 기회를 얻은 것이고
이제 날개를 단 것이니
잘 된 일이지만
우는 아내는 측은하다.
멀쩡한 남편의 눈을 보고
퉁퉁 부은 눈으로
아내가 힘없이 말한다.
이래서 엄마가 있어야 한다고
엄마 없으면 불쌍하다고.
못 들은 척 외면했는데
뒤에서 또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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