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한 사람을 사랑했기에/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안희환2 2017. 10. 10. 13:11

한 사람을 사랑했기에/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한 사람을 사랑했기에

바보가 돼도 좋다고 생각했죠.

주고 다 주어 밑동만 남은

나무 같은 인생도 좋잖아요.

 

바보가 되는 게 쉽지 않음을

함께 한 시간 속에서

서글프게 배워야만 했죠.

준다는 건 힘든 일이었죠.

 

한 사람을 사랑했기에

후회 같은 건 없을 줄 알았죠.

웃을 날보다 울 날이

더 많을 줄 미처 몰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