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마지막 잎/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안희환2 2017. 10. 8. 21:47

마지막 잎/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놓는다는 게 쉽지 않다.

마지막 하나마저 놓아버리면

벌거숭이 몸, 더 이상

몸을 덮을 게 없다.

 

다시 언 땅이 녹으면

다시 옷을 입는다지만

그 동안 찬바람에

고스란히 노출되어버리련만.

 

땅 속에 스며들어

다시 한 몸이 된다지만

정들었던 그는 아닐 터다.

그였는지도 모를 터다.

 

놓는다는 게 쉽지 않다.

그렇게 용쓰고 붙들고 있다가

바람에 놓치는 거다.

잃어버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