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익숙했었나 봐요/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너무 익숙했었나 봐요.
아침마다 초인종을 눌러주던 그 손이
마주 볼 때마다 방긋 웃던 그 입이
바람결에 날리곤 하던 그 머릿결이
푹 빠질 것처럼 맑던 그 눈동자가
칭얼대고 화를 내봐도
아무 일 없단 듯이 다시 나타나
그 큰 팔을 벌리고 안아주었던 당신.
늘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
그 자리엔 가로 등 불빛만 남았네요.
너무 익숙했었나 봐요.
언제고 떨어질 줄 알았더라면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했을 텐데요.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고 했을 텐데요.
아니 당신을 따라 나섰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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