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칭칭 감아 맨 이유/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안희환2 2017. 1. 6. 13:10

칭칭 감아 맨 이유/ 안희환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칭칭 감아 맨 것은

다치지 않으려는 시도였다.

감아 맨 것이 많을수록

다가오는 사람이 없어지는데

다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자 웃고 있었다.

 

웃음이 울음이 되는 건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차라리 다쳐 아픈 게

외롬보다 나을 줄 알았을 땐

친구들이 다 떠난 뒤였다.

 

감아 맨 것을 푼다.

풀었다고 다가오진 않는다.

저 멀리 들리는 웃음소리가

곁에서도 들리길 바라며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같이 웃고야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