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잔을 기울여라/ 안희환

안희환2 2014. 12. 27. 14:42

잔을 기울여라/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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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지 않고는

담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쉬움 때문에

미련 때문에

비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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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야할 것을

여전히 담지 못한 채

강물에 떠내려가는 통나무처럼

흘러가버리는 인생.

후회마저 사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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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을 기울여라.

바닥까지 다 비워질 때까지

기울인 잔에

비로소 담길 소망.

빛의 축제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