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와 벽/ 안희환
벽
.
나를 밟고 오르렴.
움직일 수 없는 내가
네게 줄 수 있는 선물.
오랜 세월 바람에 단련된 몸을
네게 내어주는 일.
회색빛 몸을 푸르게
덮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마음임을 알렴.
.
담쟁이
.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움직일 수 있다 해도
누군가를 기대지 않고는
오를 수 없는 내게
당신은 몸을 내주었지요.
볼 수 없던 꿈을 보며
높은 곳의 바람따라
당신 위해 춤을 춥니다.
--------
사진/ 여주에서
'안희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화/ 안희환 (0) | 2012.10.06 |
---|---|
오늘이 있음에/ 안희환 (0) | 2012.10.04 |
불면의 밤에/ 안희환 (0) | 2012.09.16 |
시가 솟을 때/ 안희환 (0) | 2012.09.09 |
아들아 네 길은/ 안희환 (0) | 2012.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