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솟을 때/ 안희환
분수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듯
시가 속에서 솟구칠 때가 있어.
그럴 땐 정신이 아득해지지.
쏟아내야만 가라앉는 행복한 고통.
맛을 본 사람은 잊을 수가 없지.
.
거의 다 쓴 치약을 짜내듯이
억지로 짜낸 시엔 흥분이 없어.
단정한 문법에 화려한 문장이
무미건조하게 종이 위를 흐르지.
그런 종이 따윈 불쏘시게일 뿐.
----------
사진/ 여주에서
'안희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쟁이와 벽/ 안희환 (0) | 2012.09.25 |
---|---|
불면의 밤에/ 안희환 (0) | 2012.09.16 |
아들아 네 길은/ 안희환 (0) | 2012.09.08 |
꽃송이 앞에서의 다짐/ 안희환 (0) | 2012.09.07 |
새벽 이슬/ 안희환 (0) | 2012.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