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에/ 안희환
겁먹은 잠이 도망갔다.
아마도 낮에 시장에서
큰소리치던 사람의
도깨비 같던 얼굴이
잠을 후려쳤던가 보다.
.
눈 감은 세상 속에서
많은 것들이 오고간다.
어둠마저 도망갔는지
빛 앞에서처럼 뚜렷한
형상들이 말을 건다.
.
그리움이 밀려든다.
그 전에 의식 너머로
피하려 했던 노력이
헛수고가 된 날의 밤.
길게 길게 이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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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주 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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