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등/ 안희환
등이 참 따뜻했어요.
찬바람이 날을 세우고 와도
따듯한 등에 몸을 붙이면
봄볕에 잠들 듯 잘 수 있었어요.
.
등이 참 넓었어요.
양손 가득 벌리면 끝이 닿는데도
바다처럼 넓게 보여
뒹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
등이 참 부드러웠어요.
등뼈가 솜뭉치는 아니었을 텐데
쿠션 위에 누운 듯이
온 몸을 내던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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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산 해미읍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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