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이 화살처럼 쏠 때/ 안희환
글들을 읽다보면 유난히 마음이 가는 글이 있다. 최근에 그렇게 마음이 간 글은 전진희님의 글이다. 읽다가 마음이 아팠다. 심장이 욱신욱신 쑤시는 것만 같았다. 아내에게도 글을 읽게 해주었다. 아내 역시 나와 같은 반응이었다. 아래는 전진희님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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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선.
.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지게 된 모습들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볼때
자기에겐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여기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
누구도 그 상황이 되어보지
않고는 알지 못할 테니..
.
때론 그런 시선들이
너무나 아프다...
.
나는 전진희님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아픔을 겪고 있다. 아마 다른 사람이었다면 무너지고 말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만큼 극심한 고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앞만 보고 전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전진희님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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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들을 이기고
.
사고로 몸이 아프던 시절
크게 용기 내어 공놀이를 했다.
친구의 몸에 부딪혔을 때
아파서 데굴데굴 굴렀다.
.
몸보다 아픈 건 마음.
다 멀쩡한데 혼자 뒹굴고 있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친구들의 눈.
눈동자들이 화살 되어 날아왔다.
.
고의로 의미를 담지 않았어도
이미 많은 의미를 보여주는 눈.
그 눈을 피하려 공을 치웠다.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았다.
.
이젠 용기를 내지 않아도
공놀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혹시 부딪히면 몸은 아파도
마음은 아프지 않을 수 있다.
.
세월이 결코 약은 아니었다.
친구들의 눈에 의지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싸움들.
그걸 이기고 밖으로 나왔을 뿐.
.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타인의 시선이 얼마나 부담스러울 수 있는지, 얼마나 큰 아픔을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전진희님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전진희님의 고통, 그러나 어둡지만은 않다. 고통을 뚫고 나온 자가 누릴 수 있는 깊이와 성숙을 기대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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