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서 청주로 가겠다는 한 젊은 여성을 태우고 가던 택시기사는 “잠시 세워놓고 담배를 피우자”는 말에 차를 세웠다. 이 여성은 택시기사가 차를 세우자 갑자기 내리더니 지갑을 열고 기사에게 돈뭉치를 던지고는 사라졌다.
전북 완주경찰서 삼례파출소에 신고가 들어온 시각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완주군 삼례읍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삼례 톨게이트 1.5km 이전 지점의 고속도로에서 한 여성이 사라졌다”는 신고에 경찰은 즉시 출동했다. 택시를 타고 왔던 여성(32)이 택시기사에게 던진 돈뭉치는 무려 442만원. 10만원짜리 수표 40장과 1만원짜리 42장이었다.
신고 내용으로 미루어 해당 여성에게 정신질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경찰은 비가 많이 내리고 추가 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 차량 2대를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고속도로변에서 여성을 찾지 못한 경찰은 신고가 들어온 지 3시간30분이 조금 지난 오후 11시5분 삼례읍 후정리 주택가 담장 아래에서 온몸이 진흙투성이인 채로 비를 맞으며 웅크리고 앉아 떨고 있던 젊은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날 그는 “친구를 찾아간다”며 전라남도 나주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청주로 가던 중이었다.
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유복하게 살던 서울에서 나주로 왔다는 부모는 “딸이 보이지 않아 온종일 찾고 있었다”면서 간신히 찾을 딸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이날 이 여성이 택시기사에게 던진 돈은 여성이 집에서 들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