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으로 외국을 다녀온 여대생들은 모두 성적(性的)으로 문란하다고?
서울 소재 한 명문 사립대의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서 최근 촉발된 ‘교환학생 여대생의 성적 문란’ 논쟁이 이 학교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 게시판에 “교환학생 간 애들이 ‘싸다’는 편견이 어디서 나온 거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여대생은 자신의 글에 대해 악질적인 댓글을 단 남학생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게시판에서 논쟁이 벌어지게 된 것은 지난 8일 해당 학교 남자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익명게시판에 “교환학생이나 유학 다녀온 여자애들 XX라는게 레알(‘정말’을 의미하는 인터넷 은어)?”이란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이 글을 본 한 여대생이 즉각 반박의 글을 올렸다. 이 여대생은 “나도 거의 10개월 정도를 다녀왔다. 하지만 한국 여자는 앞뒤 안 보고 외국 남자만 보면 쉽게 유혹된다고 생각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진짜 오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여대생의 글이 또 다른 온라인 논란의 시작이 됐다. 이 여대생이 반박 글을 올리면서 “(한국 여대생들이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것은 오해지만) 나도 성관계 안 가졌던 건 아니야”란 문장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비록 이 여대생은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외국 생활을 한 여대생을 보는 ‘삐딱한 시각’을 반박하려던 의도였겠지만, 이 글을 본 이 학교 재학생 네티즌들은 이 한 문장을 놓고 또 다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한 재학생 네티즌은 “당신이야 억울하겠지만, 일부 ‘물 흐리는’ 한국 여성들 때문에 결혼정보업체 같은 쪽에서 어학·교환학생 경험이 있는 젊은 여성을 좋게 안 본다고 하더라” 등과 같은 내용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글도 300여개가 달렸다.
익명게시판에 반박 글을 올린 여대생은 한 네티즌이 자신의 글에 지독한 악플을 연이어 달아 심한 성적 모멸감을 느꼈다며 이 네티즌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학생은 온라인 게시판에 고소장 사진까지 올렸다가 이후 스스로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환학생의 성 개방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온라인 격론은 오프라인까지 확대됐다. 특히 이 학교 총여학생회는 이슈가 된 여학생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편, 추후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성폭력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익명게시판 규정이나 커뮤니티 이용 약관을 강화하는 방편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일부 재학생들은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개별 사건 하나를 두고 총여학생회가 전교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공간을 통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등과 같은 또 다른 의견도 일부 내놓고 있어 이번 온라인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교환학생은 다 밝힌다고?"…명문 사립대의 온라인 '격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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