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국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아들과 함께 영국 의회의 청문회에 출석했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한 남성이 면도거품을 들고 머독에게 달려드는 소동이 벌어졌다. 머독의 아내 웬디가 남성의 뺨을 때리고 아들이 막아 더이상의 공격은 없었다. /AP 연합뉴스
20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전날 영국 하원 ‘윌슨(Wilson) 룸’에서 휴대전화 메시지 해킹 사건과 관련해 열린 청문회 도중 벌어진 해프닝을 이렇게 묘사했다. 당시 청문회장에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Murdock·80)이 증언을 위해 앉아 있었고, 그를 향해 코미디언으로 알려진 조니 마블스(Marbles)가 면도 거품이 든 하얀 쟁반을 들고 돌진하던 참이었다. 이때 자신의 38세 연상 남편을 방어한 주인공은 부인 웬디 덩(Deng·42)이었다.
- ▲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과 그의 아내 웬디 덩 /connect.in.com 캡처
덩이 이날 청문회장에서 순식간에 ‘스파이크’를 날릴 수 있었던 것은 전직 배구선수 출신이기 때문. 미국계 중국인이자 머독의 세 번째 부인인 덩은 이날 TV 중계 등을 통해서도 화사한 옷 색깔 덕분인 듯 계속 눈길을 끌었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덩은 문화대혁명 시절이던 1968년 중국 동부 장쑤성(江蘇省) 쉬저우(徐州)에서 태어났다. 현재 키가 1m78㎝인 덩은 어렸을 때도 키가 큰 편이라 쉬저우(徐州) 지역 제1중학교에서 배구선수로 활약했다. 덩의 아버지는 평범한 공장 기술자였지만 열렬한 공산당원이었다. 웬디는 부모와 다른 3남매와 함께 방 3개짜리 집에서 성장했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부친 직장을 따라 항저우(杭州)로 이사했다. 머리도 좋았던 덩은 1985년 16세 때 광둥성(廣東省) 광저우(廣州)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의대 재학 시절인 1987년 중국 광저우에 나와 있던 미국인 사업가 제이크 체리 부부와 알게 되며 영어를 배운 덩은 이들 부부의 도움으로 198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노스리지 캠퍼스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예일 대학 경영대학원에도 입학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처음 만난 제이크와 미국에서도 친하게 지내며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했다. 이에 제이크 체리 부부는 이혼하고, 덩은 제이크와 첫 결혼을 했다. 덩의 첫 결혼은 미국 시민권을 받는 데 도움이 되긴 했지만 3년도 채 못 간 1990년 파경을 맞았다.
덩은 1996년 예일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머독 소유의 홍콩 스타TV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당시 스타TV의 연례 칵테일파티에서 머독을 처음 만났다. 1999년 머독은 덩과 뉴욕 허드슨강 호화 요트에서 선상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머독은 두 번째 부인인 애나와 결별한 지 3주도 안 된 때였다.
이들 부부는 현재 그레이스, 클로이 등 두 딸과 함께 뉴욕에 산다. 두 딸은 머독의 장성한 자녀와 똑같이 회사 지분을 상속받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