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다니던 특공무술체육관 전직 관장에게 아들 훈육 부탁
집단 구타로 사망하자 범행 은폐하려고 화장
어머니가 가출이 잦은 중학생 아들의 버릇을 고쳐달라며 특공무술 체육관의 전 관장에게 구타를 동원한 훈육을 부탁했다. 아들은 관장 등의 과도한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숨졌고, 폭행에 가담했던 이들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어머니를 회유해 학생의 시신을 화장하기까지 했다.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공무술 체육관 학생 A(13)군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그 후유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특공무술 체육관 전직 관장 문모(34)씨와 사범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A군의 형(16)을 구타한 이 체육관 관장 박모(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의 어머니(38)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주 가출을 하는 A군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그러던 중 특공무술 체육관 전직 관장인 문씨로부터 “가출하거나 부모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은 심하게 때리거나 훈계를 하면 버릇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문씨에게 아들의 훈육을 부탁했다.
부탁을 받은 문씨는 지난 5월25일 자신이 관장으로 일했던 광주 서구의 한 체육관으로 A군을 데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정신이 들게끔 혼내 주겠다”며 다른 체육관 관장, 사범 2명 등과 합세해 2m 길이의 목검과 50cm의 단봉 등으로 A군의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30여분간 때렸다.
이들은 심지어 겁에 질려 공포에 사로잡힌 A군에게 “대련을 해 나를 쓰러트리면 집에 보내주겠다”고도 했다.
집에 돌아온 A군은 배 부분에 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폭행당한 지 9시간 만에 숨졌다.
A군이 숨지자 문씨 등은 범행을 은폐하려고 다음 날 바로 A군을 화장했고, 이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했다고 경찰관계자는 밝혔다.
조사결과 A군의 어머니는 10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 둘을 혼자 키웠으며, A군의 형도 같은 방법으로 구타를 당하게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