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사랑이야기

칼로 아내를 찌른 남편/ 안희환

안희환2 2008. 11. 2. 09:53

칼로 아내를 찌른 남편/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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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결혼하여 한 가족을 이룬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결혼식 날이 되면 남자든 여자든 최대한 멋지게 꾸민 후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며 수많은 축하객들이 먼 길을 달려서까지 찾아와 축하를 해주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남남이었는데 결혼 이후 가장 가까운 촌수를 이루게 되니 결혼은 신비한 일이란 생각까지 듭니다.

 

그러나 결혼식을 하고 한 가정을 이루었다고 해서 그것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결혼 이후 아픔과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신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람의 인생이 비참하다고 할 만큼 고통으로 얼룩진 결혼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왜 이 사람과 결혼했을까 하는 뼈저린 후회에 묻혀 살면서도 마지못해 그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최근에 알게 된 어떤 여성분의 사연도 결혼생활의 부정적인 측면을 잘 보여줍니다.

 

지금 소개하려는 분은 50대의 여성이신데 얼마 전에 가슴 아픈 일을 겪었습니다. 남편이 술에 취한 상태로 들어와서 칼로 찌른 것입니다. 피가 철철 흐르자 남편은 칼을 던졌고 그 틈을 타서 여성분은 도망을 갔습니다. 다행인 것은 칼을 목에 대기도 했다가 결국 이마를 찔렀다는 것인데 머리뼈가 있기 때문에 칼이 깊이 박히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성분은 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갔고 그 남편은 자기가 직접 경찰에 전화를 걸어 아내를 칼로 찔렀다고 자수하였습니다. 경찰들은 남편을 지구대로 데리고 갔고 치료를 받은 그 여성도 지구대에 가서 진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미 청년이 된 두 아들은 아버지를 향해 화가 머리끝까지 났고 처벌을 받게 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였으며 여성분도 그 말에 동의를 하였습니다.

 

지구대에 도착하고 나서도 사과를 하지 않은 채 오히려 큰소리치던 남편은 경찰서로 이관되었고 유치장에 갇혔습니다. 검사는 남편을 향해 아내에게 용서를 빌라고 하였고 이미 유치장 신세를 지면서 기가 죽은 남편은 아내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습니다. 합의서를 써 주지 않으면 계속 갇혀 있어야할 상황에서 하는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아내가 합의서를 써주지 않자 두 번째 무릎을 꿇었고 마침내 합의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합의서를 받은 남편은 곧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부부 사이에 깊은 앙금이 생긴 남편과 아내는 더 이상 같이 살기가 어려운 입장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두 아들도 적극적으로 이혼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조만간 이혼을 하기로 합의하였는데 남편은 현재 방을 얻으러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대출받아 전세로 얻은 집인데 여자 분과 아들들이 살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사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혼식을 올리면서 주례로부터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며 많은 하객들로부터 멋진 가정을 꾸리라고 하는 축하의 인사를 받았을 것입니다. 본인들도 꿈에 부푼 가운데 이젠 남과 남이 아닌 가장 가까운 부부로의 출발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수많은 아프과 상처를 주고받은 후에 다다른 종착지가 이혼이니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듯이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별에서 온 존재인 것처럼 큰 차이를 드러내는데 그만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지 않는다면 함께 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앞세우지 않으려는 싸움에서 이기지 않는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