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목회자는 잠이 모자라/ 안희환

안희환2 2007. 11. 20. 11:41

목회자는 잠이 모자라/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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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성도들이 방황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내가 힘들고 고통을 겪는 것이 낫지 성도들이 믿음에 굳게 서지 못한 채 흔들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비수처럼 가슴 속에 파고듭니다. 물리적인 칼이 아니기에 피는 나지 않지만 심령 한 구석이 타격을 받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조차도 영향 받지 않아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또 어떤 부분이 힘이 드느냐고 묻는다면 저 같은 경우 잠자는 시간이 모자란 것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하루 종일 잠만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새벽예배 없이 일주일간만 지내면 그것도 꽤 행복할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눈이 침침해져서 앞이 뿌옇게 보일 때면 그런 생각이 더 들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성도 한 분이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윤석자 권사님이라는 분입니다. 목요일에 돌아가셨는데 그 소식을 듣고 저녁 기도회(다니엘 특별 기도회 중이었음. 매일 저녁 8시에 모임) 마친 후 장례식장에 가서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윤석자 권사님의 남편이신 차명호 집사님의 우는 모습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다음 날 입관예배를 인도하였습니다. 저녁 9시부터는 금요기도회를 인도하였고 11시에 기도회가 끝난 후 평소의 습관대로 새벽 1시까지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시가 되어 제가  에스더 철야기도회의 강사였기 때문에 김용자 전도사님과 정현준 전도사님을 데리고 양재에 있는 횃불 회관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만나기로 한 기자 한분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지고 인터넷 사역을 하게 될 자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다섯 시가 넘어 철야기도회가 끝났습니다.


집으로 갈 시간이 없는 저는 교회에 가서 잠시 눈을 붙였고 다시 장례식장으로 가서 윤석자 권사님의 발인 예배를 인도하였습니다. 예배 후 교인들과 함께 벽제 화장터로 향했고 화장이 끝날 때까지 차명호 집사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불에 타들어가는 아내를 보면서 오열하는 차집사님 때문에 함께 울어야 했습니다. 화장이 끝난 후 교회로 와서 잠시 쉰 후 8시에 있는 다니엘 기도회를 인도하였고 그 후에야 시간을 내서 설교 준비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다음 날은 주일이었기에 새벽부터 정신없이 보내야 했습니다. 더구나 오후예배부터 부흥회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부흥회가 끝나는 수요일 밤까지는 긴장을 풀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감사했던 것은 부흥회를 통해 성도들이 많은 은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연약한 이가 강해지고, 느슨해졌던 이가 열심을 되찾고, 인생을 하나님 앞에 드리겠다고 결단하는 교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비록 매일 저녁 12시가 넘어서 집회가 끝났지만요.


수요 집회를 마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는데 강남에서 일식집을 하시는 고헌석 집사님께서 식사대접을 하고 싶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피곤해서 쉬고 싶은 마음과 대접하려는 귀한 마음으로 초청하신 것에 응답해야 한다는 마음이 싸우다가 쉬려는 마음이 ko패를 당하여 강남으로 갔습니다. 식사와 교제 후 기도해주고 돌아오니 새벽 4시가 넘었습니다. 다음날 다시 새벽기도...


그런데 그렇게 피곤한 몸임에도 감사한 것은 사역할 곳이 있고 주님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특권을 받았다는 것 때문입니다. 어차피 빠르게 지나가는 선한 목표를 위해 한 평생 최선을 다해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기 때문입니다. 가만 보면 예전보다 제가 더 강건해진 것 같습니다. 과도할 만큼의 일정도 잘 버텨내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감사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