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교회성장학은 인본주의인가?(2)/ 안희환

안희환2 2007. 11. 19. 10:20

교회성장학은 인본주의인가?(2)/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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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교회성장학 책을 읽으면서 가장 우습게 여겼던 내용은 주차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아니 하나님의 교회가 성장하는데 주차장이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니 그게 웬 헛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런 사고방식이야말로 인본주의라고 단정 지은 저는 교회성장학 책을 쓴 분들에 대해 조금은 세속적인 사람들이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영적인 세계에 대해 무지하니 저런 소리를 하는구나 하는 판단을 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고 한 교회를 섬기는 담임목사가 되었습니다. 예배당을 소유하고는 있지만 주차공간이 너무 모자라서 애를 먹는 중에 떠오른 것이 바로 오래 전 읽었던 교회성장학 책이었습니다. 주차장은 제게 있어 결코 세속적인 문제가 아니었고 목회하는데 있어 해결해야할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주차와 관련하여 최근에 있었던 몇 가지 일들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모두가 한 달 내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먼저 제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 대한 것인데 도로가 아닌 교회 옆의 공간에 세웠는데 과태료부과용지가 붙어있었습니다. 도로도 아닌데 왜 딱지를 떼냐고 항의하고 싶지만 차를 세운 곳이 주차 공간도 아니기에 잠잠했습니다. 순식간에 4만원이 날아간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차량인 15인승 프레지오에 또 다시 과태로 부과용지가 붙었습니다. 운전하는 분이 교회 옆 도로에 세운 후 교회에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그 사이에 딱지를 뗀 것입니다. 운전하는 분은 민망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기 위해 운행한 것인데 그것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번은 수요 예배에 오랜만에 참여하신 집사님이 계셔서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교회에서 꽤 떨어진 곳에 사시는데 차를 몰고 수요예배를 드리러 오신 것입니다. 다음 날 저는 다른 분에게서 수요예배에 오신 집사님의 차에 과태료부과용지가 붙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다 속상했습니다. 그분의 현재 상태가 조금 어려운 때였기에 마음이 쓰여 전화를 드렸더니 밝은 목소리로 괜찮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계속 딱지를 뗀다면 예배드리러 나오기가 부담될 것입니다.


위의 일 말고도 제가 섬기는 예수비전교회의 부목사님과 청년회 당당 목사님이 또 딱지를 떼게 되었습니다. 속상해하는 저를 향해 당사자들은 괜찮다고 말하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편하지 않았습니다. 다들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 4만원씩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차를 계속 세워야 하는데 계속 딱지를 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저는 새벽기도회 일부와 이부를 마친 후 개인기도를 하다가 7시 30분경 집으로 향합니다. 원래는 8시까지가 기도 시간인데 7시 30분이 지나면 딱지를 떼기 시작하는지라 기도 시간을 30분 정도 단축한 것입니다. 주차장 문제가 목회자의 기도 시간까지 줄이게 하니 안타깝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요즘 구청이 청사를 지으려는데 돈이 모자라서 부지런히 과태료 부과용지를 붙이고 다니는 것이라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너무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일화만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예수비전교회에 최근에 오신 부부가 있는데 아내 되신 분이 많이 아프십니다. 따라서 남편이 차에 태워가지고 오지 않으시면 교회에 올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교회에 주차장이 없어서 차를 몰고 교회에 와도 곧바로 차를 세우지 못한 채 주차 공간을 찾아 빙빙 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말해서 주차장을 빨리 확보하고 싶습니다. 재가 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태료로 인해 다른 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말입니다. 은혜 받으러 왔다가 마음이 상하고 시험에 든 채 나가는 사람이 없도록 말입니다. 뭐 그런 일로 시험에 드느냐 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새신자들의 경우 사소한 것 하나로 인해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는 것을 종종 경험하였습니다.


저는 교회성장학을 맹신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오래 전 학생 때처럼 교회성장학은 인본주의에 불과한 것이고 영적인 세계를 모르는 사람들이 쉽게 한 말이라고 단정 짓지도 않습니다. 목회를 하다 보니 실제적으로 필요한 부분들과 갖추어야 할 부분들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기도하면서 실질적인 방안들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